클럽원 상징 J 전 부사장 퇴사 이후 신규 비상장 투자 난항기존 비상장 주식 투자건 잇단 IPO 무산에 수익 실현 어려워져삼성‧한남점, 당초 최정예 PB 선호 지점이었으나, 최근 인기 '시들'하나증권, 클럽원 3호점 개점 계획 무산…PB 인력 이탈 방지 사활
  • ▲ ⓒ하나증권
    ▲ ⓒ하나증권
    하나증권의 간판 점포인 클럽원(Club1)이 잇따른 투자 난항을 겪고 있다.

    클럽원은 과거 초고액자산가들의 비상장 주식 투자 핵심 채널로 명성을 떨쳤으나, 기투자한 비상장 주식들이 상장에 실패하거나 지연되는 사례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자산가들의 신규 자금 유입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클럽원의 초창기 멤버이자 전성기를 이끌었던 J 전 부사장 등 핵심 인물들이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난 이후 과거의 명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클럽원은 최근 신규 비상장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럽원은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VVIP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자산관리(WM) 특화 점포다. 3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며, 하나은행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복합점포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클럽원은 지난 2017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Club1WM센터로 처음 문을 열었고, 2021년 한남동에 두 번째 점포인 Club1한남WM을 오픈한 바 있다. 

    클럽원은 그간 비상장 주식 투자를 비롯해 부동산 펀드 투자,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 등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했다. 개인 손님뿐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의 기업금융(IB) 업무와 법인 자산관리도 지원했다.

    특히 비상장사 투자가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본래 클럽원이 VVIP 고객 사이에서 명성을 쌓은 건 삼성동 클럽원을 중심으로 한 비상장사 상품 역량 덕분이었다. 금융권에서는 비상장 투자 메카로 인식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비상장 기업들의 상장이 무산되는 경우가 다수 나타나면서 기존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선 건들이 예상했던 기간 내 수익 실현에 성공하는 데 실패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상장을 통한 엑시트(투자 회수)를 최종 목표로 한다. 미국과 다르게 중간에 청산할 방법이 없는 한국 비상장 투자의 경우 유일한 자금 회수 통로는 비상장 기업의 상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지연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에 대한 심사가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상장 신청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에 파두의 이른바 '뻥튀기 상장' 논란이 생긴 이후 거래소의 심사가 늦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안 ▲하이센스바이오 ▲피노바이오 ▲이브로드캐스팅(삼프로TV) ▲노르마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원유니버스 ▲원투씨엠 ▲식신 ▲단비교육 ▲이노그리드 등 올해 거래소 심사를 받은 스무 곳이 넘는 기업들은 미승인을 통보받거나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한 증권사 PB는 "지난해 파투 사태 이후 비상장사들의 상장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비상장사가 거래소로부터 미승인을 통보받거나 심사를 자진 철회할 경우 해당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럽원의 경우 기존에 투자했던 비상장 투자와 부동산 펀드 등에서 문제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비상장 투자가 망했다는 건 상장이 계속해서 지연됐다는 뜻인데, 장외 가격이 급락했거나, 설령 상장됐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가격대까지 가지 못한 것을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와 함께 하나증권 클럽원의 핵심 멤버였던 J 전 부사장과 지난 2003년부터 줄곧 S&T그룹을 이끌어 온 H 전 S&T그룹장(부사장)이 지난해 회사를 동반 퇴사한 이후 클럽원의 명성이 예전보다 쇠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나증권 PB는 "예전 클럽원은 자사 대다수 PB가 가고 싶어 하던 지점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라며 "내부에서도 새롭게 클럽원에 가려는 PB가 거의 없고, 회사가 기존 인력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클럽원의 경우 'J 전 부사장의 왕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영향이 크던 지점"이라며 "J 전 부사장의 공백 이후 클럽원이 초고액 자산가로부터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증권은 당초 올해 3월까지 이른바 '영리치'를 대상으로 한 클럽원 3호점을 개점하려 했으나, 결국 3호점을 열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원의 인기가 예전만치 못하자 3호점 개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클럽원에서 주니어 인력 몇 명이 나간 건 맞지만, 잘하는 핵심급 선수들의 이동은 없다"라며 "현재 삼성동 지점에 32명, 한남동 지점에 15명의 PB가 각각 상주하고 있고, 이들의 관리 자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