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0% 이상씩 늘어글로벌 수요 침체 불구 AI로 돌파구삼성 DX도 가동률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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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수요 회복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제품군 공장 가동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과 구독 등 차별화된 제품과 판매 전략으로 불황 고개를 넘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각사의 올해 3분기 국내외 주력 제품군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보다 상승했다. 

    LG전자의 경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공장 가동률이 모두 100%를 넘겼다. 공급해야 할 물량이 생산 가능 물량보다 많아 공장을 초과로 가동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보면 냉장고 893만5000대, 세탁기 1273만8000대, 에어컨 1077만대를 생산해 품목별 평균 가동률이 각각 117%, 101.4%, 108.4%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냉장고는 작년 3분기 753만1000대 생산, 가동률 106.3%에서 10.7%포인트(p) 증가했다. 세탁기와 에어컨의 공장 가동률은 각각 90.8%(1182만6000대) 96.3%(937만1000대)에서 10.6%p, 12.1%p씩 늘었다. 가전 공장 가동률이 평균 10%p 이상씩 개선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군 공장 가동률 또한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TV·모니터 평균 가동률은 80.6%로, 작년 3분기 75.6% 대비 5%p 늘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의 평균 가동률 역시 66.9%에서 7.1%p 증가한 74%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가전 시장의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서도 오히려 공장 가동률을 높인 셈이다. 전 세계 가전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펜트업) 이 끝난 2022년 3분기부터 위축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파리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눈에 띄는 반등은 없었다. 

    기업들도 눈높이를 낮춘 상태다. LG전자는 앞서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중심의 생활 가전 연간 수요는 제한적 수준의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며 “하반기는 당초 기대보다 회복이 더딜 것으로 관측되며, 금리 인하 지연과 신규 주택 착공 감소 등 매크로 영향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업황이 부진하면 생산량을 줄여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AI 결합과 구독 등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들어 양사는 AI 가전과 구독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판매한 AI 가전만 150만대를 넘겼다. 특히 드럼 세탁기와 로봇 청소기는 총 판매량의 90% 이상이 AI 가전이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3분기까지 누적 구독 사업 매출은 1조2386억원(케어서비스 매출 제외)이다. 9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매출 9628억원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12월 구독 서비스를 본격 론칭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업계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과 신규 서비스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