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5% 오르면 영업익 4200억 늘어"수출 비중 90% 넘는 삼성 수혜달러 부채 많은 SK하이닉스 대비 수혜 커
  •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이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8원 오른 1405원으로 개장했다. 5거래일 연속1400원을 웃도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확전 우려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겹치면서 강달러 현상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며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수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분기 별도 기준 삼성전자의 수출 매출 비중은 89.7%에 달한다. 특히 32%를 차지하는 미주 매출에 대한 환차익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환율이 5% 상승하면 당기순이익은 4188억원 증가한다. 9월 말 132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405원까지 6.4%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5000억원 안팎의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 8조3660억원의 6%를 차지하는 규모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77억1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2.5%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고환율에 따른 수익 증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유리하다. 환율이 10% 상승하면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은 오히려 3321억원 줄어든다. 지난해 말 기준 달러 표시 자산은 177억달러인 반면 달러 부채는 219억달러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총 부채 46조8264억원 중 달러 부채 비중은 약 60%다.

    다만 환차익에 따른 이익을 직접적인 실적 개선으로 연결시키긴 어렵다. iM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8% 증가할 전망이지만, 이는 일회성 비용이 감소하고 환율이 상승함에 따른 것"이라며 "업황 하락 싸이클이 막 시작됐고,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