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물류 자회사 차이니아오 항저우 DLJ 첫 공개자동화보단 인력 중심… 자동 분류 시스템 ‘번개 분류’가 강점알리익스프레스 초저가 돌풍 뒤엔 저렴한 차이니아오 물류 시스템
  • ▲ 차이니아오 DLJ 물류센터 컨베이어벨트 모습.ⓒ알리익스프레스
    ▲ 차이니아오 DLJ 물류센터 컨베이어벨트 모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유력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저렴한 가격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 핵심에는 ‘물류’가 자리하고 있다.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배송비가 터무니  없이 늘어나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는 1만원 이상 해외직구에 대한 무료배송은 물론 1000원대 초저가 상품도 3개 묶음 배송을 통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자체 배송 서비스를 뛰어 넘는 수준의 파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직구상품 가격이 배송비보다 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과연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 자회사 차이니아오(Cainiao)의 자동화 물류센터 항저우 DLJ를 3일 직접 찾아봤다. 알리바바그룹이 항저우 DLJ를 미디어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 ▲ 차이니아오 DLJ 물류센터.ⓒ알리익스프레스
    ▲ 차이니아오 DLJ 물류센터.ⓒ알리익스프레스
    차이니아오는 지난 2013년 설립된 이후 2014년부터 중소형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판매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특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시간에 민감한 고품질 서비스와 저비용 결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직구의 경쟁력 상당수가 차이니아오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항저우 DLJ는 차이니아오 물류 센터 중 가장 최신 자동화 설비가 도입된 곳이라고 한다. 총 면적만 3046평(1만70㎡)으로 국제 특송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다만 이곳에서 무인로봇이 오가는 첨단 물류센터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쉽다. 항저우 DLJ는 첨단 물류 기술이 아닌 부분 자동화를 통해 하루에 약 40만개의 주문을 처리해 차이니아오 국제 물량 12분의 1을 처리하는 대규모 물류센터다. 첨단 물류 시스템이 실제 처리 물량은 거의 미미한 것과 차이라면 차이다. 

    실제 자동화율은 국내 다른 물류센터와 비교해도 높지 않아 보였다. 무인로봇, 로봇팔은 고사하고 대부분의 라인은 인력이 필수적이다. 심지어 이날 오후 물류창고에 제품이 입고되는 라인은 직원들 퇴근 이후라 아예 가동도 되지 않았다. 가동률이 높지 않음에도 실내 온도는 약 37도 수준. 둘러보기만 해도 등이 땀으로 흥건해졌다.

    항저우 DLJ의 가장 큰 강점인 자동화 분류 시스템인 ‘번개 분류’도 7대 중 절반 가량이 가동되지 않았다. ‘번개 분류’는 같은 주소지의 합배송을 한 곳에 모아주는 기기인데, 사실 투입구에서 직원이 일일이 손으로 넣어줘야 하기 때문에 반자동에 가깝다. 이를 위해 택배 물류를 모아 ‘번개 분류’까지 운반해주는 일손도 별도로 필요하다. 

  • ▲ 항저우 DLJ 직원이 번개 분류에 상품을 넣고 있다.ⓒ알리익스프레스
    ▲ 항저우 DLJ 직원이 번개 분류에 상품을 넣고 있다.ⓒ알리익스프레스
    차이니아오 측은 “하나의 ‘번개 분류’ 기계가 한 시간에 3500~4000건을 처리할 수 있는 반면, 수동 작업은 600건에 불과하다”며 “작업자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교육이 간단하며, 기계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도가 높다”고 자신했다.

    이런 모습은 차이니아오가 지난 2018년 장쑤성 첨단 물류센터에서 선보였던 자동화 기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차이니아오는 700여대 로봇이 사람 대신 움직이는 첨단 물류센터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를 차이니아오의 모든 물류센터의 설비의 표준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물류센터에서 첨단 물류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대부분 인력 중심의 설비가 가동된다.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가 인력이 대거 투입되는 일반 물류센터 보다 더 높은 효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인건비가 우리보다 싼 중국에선 투자비가 막대한 자동화 물류센터보다 효율을 높여주는 형태의 반자동 설비를 통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중국 지역별 최저임금은 월급 35만~51만원(1860~2690위안)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반의 반 수준이다. 차이니아오가 최첨단 자동화 물류 센터 대신 인력 중심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는 곳 알리익스프레스의 저렴한 배송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차이니아오 관계자는 “DLJ 물류 창고는 향후에 자동 통합 시스템을 통해 고효율, 고품질의 창고 분배 능력을 구축하고, 처리 속도 향상, 비용 절감 및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서비스 품질과 고객 만족도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