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 시총만 265조원… 이커머스부터 AI, 클라우드까지올해 첫 오픈한 알리바바 캠퍼스 C구역 첫 공개자유로운 근무환경, 850평에 달하는 초대형 헬스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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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맛에 쓰고 버리는 저질품.’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소비자에게 갖는 이미지란 대체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국내 한정된 편견일 가능성이 높다.실제 중국에서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알리바바그룹의 위상은 눈을 휘둥그렇게 만든다. 알리바바는 이커머스 뿐 아니라 라이브커머스, 클라우드, AI, 금융, 물류부터 배달앱, 네비게이션, 지도앱 사업 심지어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도 진출해 있다. 영화 제작은 물론 최근에는 가상인간 ‘린린’을 만들어 광고모델은 물론 드라마까지 출연 시키고 있다고 한다. 총 직원만 20만명에 달한다. 알리바바그룹의 홍콩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265조원(1조5300HKD) 규모.국내 대표 유통사인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시총이 1조8조원 안팎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과연 알리바바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알리바바 심장’으로 불리는 알리바바 캠퍼스 C구역을 직접 찾아봤다. C구역이 한국 미디어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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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는 경제적으로 항저우에서 엄청난 위상을 가진 기업이다. 알리바바그룹 항저우 본사 사옥의 부지만 61만평(201만㎡) 규모로 작은 신도시급이다. 이 알리바바 캠퍼스 주위로 협력사와 아파트, 호텔, 마트 등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현금을 받는 곳은 많지 않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필수적이다.알리바바 캠퍼스의 첫 인상은 기업 사옥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대학교 캠퍼스 같은 느낌이 물씬 난다. 차량과 보행자를 분리킨 탓에 사옥 부지 곳곳에는 걷는 직원들부터 자전거나 스쿠터를 이용하는 직원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명상을 위한 정원 시설도 있고 옥상에서 태극권을 수련하는 직원도 목격됐다.워낙 넓다보니 자율 임대 자전거 스테이션도 곳곳에 자리했다. 풍경도 느긋하다. 벤치에서 쉬는 직원부터 캠퍼스 곳곳에서는 식음료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라기보다는 공원, 대학교 캠퍼스의 느긋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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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캠퍼스 C구역은 현재 알리바바홀딩스 그룹과 AIDC그룹(알리익스프레스, 알리바바닷컴) 등이 사용하는 구역이다. 현재 C캠퍼스에서만 약 3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3년 운영을 시작한 A구역과 달리 C구역은 지난 5월 10일 창립기념이레 맞춰 정식 오픈한 가장 최신, 첨단 기술이 적용된 최신 시설이다. 총 7개 건물로 이뤄진 C구역의 면적은 29만8000평(98만4500㎡)에 달한다.공중에서 C구역을 내려다보면 모든 구역이 원형으로 연결 돼 있어 ‘알리 써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7개 빌딩을 잇는 약 800m 길이의 순환 통로인 알리 서클 은 총 3층으로 구성돼 있고 각 층마다 다른 역할을 한다. 최상층인 3층은 야외 정원이며, 2층은 카페, 과일 가게, 꽃집, 식당 등 상업 시설과 휴식, 소통 공간, 문화 전시 등 복합 기능이 배치되어 있다.알리바바 관계자는 “대학 캠퍼스 느낌의 디자인을 살려 흡사 도서관 같은 형태로 지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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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곳에 근무하는 환경이다. 각각 직원들이 원하는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사옥 곳곳에 정원을 바라보는 별도 업무용 책상이 놓여있다. 운동하며 일할 수 있는 자전거 운동기구가 탑재된 책상도 눈길을 끈다.알리바바 관계자는 “전체 구역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어 알리바바의 업무 메신저 앱인 ‘딩딩’을 통해 실시간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며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딩딩을 통해 에어컨 온도나 조명 제어 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 첨단 기술은 캠퍼스 곳곳에 위치한 자판기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자판기에는 안면인식 기능이 있어 알리바바그룹 직원이 얼굴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냉장고 문이 열린다. 직원이 아닐 경우에는 제품을 냉장고에서 꺼내들자 자동으로 스마트폰 내 알리페이 앱에서 해당 제품을 결제하는 기능도 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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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압도적인 것은 대규모 운동시설이다. 실내 농구장은 물론이고 국제축구연맹(FIFA) 인증을 받은 표준 실외 축구장, 400m 트랙부터 베트민턴장, 847평(2800㎡)에 달하는 헬스장 시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근무 시간 내 운동 시설 이용은 자유롭다고 한다.실제 이날 헬스장에서는 십수명이 운동기구를 이용하거나 복싱 존에서 샌드백을 때리기도 했다. 필라테스가 이뤄지는 구역에서는 10여명의 여직원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이런 알리바바 캠퍼스의 전반적 분위기는 구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자사의 구글캠퍼스에서 단순히 사무공간이 아니라 원하는 모든 곳에서 근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사무실이 아니라 자유로운 공간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알리바바 인터내셔널 그룹 AI비즈니스팀의 위후이는 “새로운 캠퍼스는 최신식이고 편의 시설도 완비되어 있지만, 그것보다 ‘다양성’이 더 와닿는다”며 “주말이 되면 많은 동료들이 가족과 함께 캠퍼스에 와서 여가 시간을 보내서 캠퍼스에도 생기가 넘친다.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고 말했다.알리바바는 매 분기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캠퍼스 경험 만족도 조사를 진행해 공통 문제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올해 직원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사무실 환경 만족도는 93.6%로 나타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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