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약 1위 삭센다 대비 복용 편의성 및 비만 개선도 높아높은 가격 걸림돌 우려 … 국가별 가격 달라 국내 가격 주목비만학회, 국내 출시 환영 … "급여 제도 진입해 취약계층도 혜택 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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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이 투약 후 극찬하면서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오는 10월 국내에 상륙한다.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높은 비만치료제인 만큼 위고비가 국내 출시되면 비만치료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비만치료제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 리라글루타이드), 비버스의 큐시미아(성분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로슈의 제니칼(성분 오르리스타트), 오렉시젠의 콘트라브(성분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등 4종이 있다.지난해 이들 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1780억원대로 추산된다.이 중 삭센다의 매출이 약 67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매일 1회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위고비는 주 1회 주사하면 돼 투약 편의성이 높다는 것이 경쟁력이다. 따라서 위고비는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는 15~20%로 5~10% 수준의 삭센다보다 약 2배가량 높다.다만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미국에서 위고비를 처방받는 환자는 4주마다 평균 1349달러(181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연간 약가가 2000만원이 넘는 셈이다. 위고비 투약을 중단한 일부 환자들에게서 감량한 체중의 약 3분의 2가 회복되는 요요 현상이 발생하는 사례도 빈번해 약물 투약을 끊는 것도 쉽지 않다.비만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경제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어 비싼 가격은 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대한비만학회가 2022년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만진료에 대한 조사에서 높은 비용 부담이 지속적인 비만치료를 어렵게 해 비만치료제의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76%나 됐다. 그만큼 적정한 비만치료제 가격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허양임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도 "효과가 좋은 치료제인 만큼 국내 출시가 기대된다"면서 "다만 수급상의 문제가 있는 만큼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처방이 이뤄져야 하고 취약계층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급여 제도에 편입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한국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국내 출시 일정을 빨리 알린 것으로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해외 출시된 국가별 가격도 모두 달라 국내 가격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위고비의 4주간 처방비용은 노보노디스크가 소재한 덴마크에서는 365달러(50만원), 독일에서는 338달러(45만원), 일본에서는 290달러(39만원)로 미국 대비 4분의 1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위고비의 국내 상륙이 예고된 상황에서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HK이노엔, 일동제약, 한독 등이 있다.특히 한미약품의 경우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체중 감량 시 근육을 증가시키는 작용기전을 지닌 'HM15275'의 미국 임상 1상 시험도 하고 있다.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비만학회에서 처음으로 HM15275의 후속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