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S케어마크, ESI에 이어 옵텀까지 美 3대 PBM 결정3대 PBM 美 처방시장 80% 차지셀트리온, 직판·이중가격 정책 앞세워삼성바이오에피스, 美 보훈부 입찰 성공에 장기 기반 마련
  • ▲ 셀트리온(왼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 각사
    ▲ 셀트리온(왼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 각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 아달리무맙)의 아성이 무너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1월을 시작으로 총 10여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출시됐음에도 85%가 넘는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의약품 유통채널을 잃게 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바이오시밀러 업체에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로이터, 피어스헬스케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민간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산하 PBM(처방약 급여관리업체) 옵텀은 내년 1월1일 기준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우선약물 목록에서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옵텀에 앞서 CVS케어마크는 지난 4월 휴미라를 급여목록에서 제외했으며 익스프레스스크립트(ESI)는 지난 8월 내년부터 처방집에서 제외하기로 해 휴미라는 미국 3대 PBM 목록에서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약 98%의 시장점유율을 지키며 굳건한 모습을 보였던 휴미라지만 이들 3대 PBM은 미국 보험시장에서 약 80%의 커버리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앞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많은 시장점유율을 내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PBM은 미국에서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의약품 약가협상을 하고 처방집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데 PBM을 거치지 않으면 의약품 유통이 사실상 어렵다.

    블룸버그·다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휴미라의 미국 처방수량 기준 점유율은 85.7%로 집계됐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1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로 6.3%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0.1%의 점유율에 불과했지만 전월 대비 처방 수량이 55.4%나 성장하며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는 20일까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상호호환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규정을 개정하는 것과 관련해 공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점도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의 기세가 꺾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으면 의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 '유플라이마'·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美 점유율 끌어올릴까

    셀트리온은 미국법인 셀트리온USA를 통해 보유 중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직판(직접판매)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7월 휴미라 도매가격(WAC)보다 5% 저렴한 가격을 책정해 미국에 출시했는데 올 5월 85% 저렴한 제품도 출시하는 '이중가격' 전략을 통해 공보험과 사보험 시장을 모두 공략하고 있다.

    리베이트 수준이 낮은 공보험 시장에는 휴미라 대비 5% 저렴한 유플라이마를, 리베이트 수준이 높은 사보험 시장에는 85% 저렴한 유플라이마를 공급해 처방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3대 PBM 중 2곳에 유플라이마를 등재시켜 미국 보험시장에서 약 50%의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을 통해 하드리마를 판매 중이다.

    올 상반기 하드리마의 미국 매출은 총 4200만달러(572억원)로 오가논 매출 순위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오가논으로서도 하드리마 판매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하드리마 가격은 휴미라 대비 85%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아달리무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드리마는 3대 PBM 중에서는 옵텀에만 등재돼 있지만 지난 2월 미국 보훈부 입찰을 통해 아달리무맙 성분 치료제 중 유일하게 5년간 보훈부 산하 병원에 공급되는 계약도 이뤄져 안정적인 매출 기반도 마련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바이오시밀러 친화적인 의약품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휴미라는 물론,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