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임단협 결렬로 18일 집회… 성과급 삭감 갈등기업銀 勞, 특별성과급 요구… 불발 시 27일 총파업역대급 실적에도 상생 비용+돈잔치 눈총에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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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들어 은행권 노사가 성과급 줄다리기로 강대강 대치국면에 빠져들었다.

    사측은 상생금융 비용 부담과 은행권을 향한 돈잔치 비판을 거론하며 성과급 증액에 난색을 표하는 반면 노조는 역대급 실적을 올린 만큼 그에 상응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 노동조합은 임금단체협상 교섭이 결렬되면서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투쟁 집회를 개최한다.

    교섭 결렬은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와 금융 계열사에 전년 대비 후퇴한 성과급과 승진 축소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는 농협금융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 3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2701억원) 늘어난 만큼 전년 대비 확대된 성과급을 요구했다. 

    오는 23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불성립 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비위행위 제보 시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지난 17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 IBK기업은행 역시 오는 27일부터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임단협 교섭 결렬에 따라 지난 12일 전 조합원 대상 투표를 거쳐 총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시중은행과의 임금 차이가 벌어져 이익배분제에 따른 특별성과급 지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업은행의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2% 증가한 2조 9834억원이다.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역시 성과급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성과급 규모를 축소했다. 2022년에는 임금의 400% 수준까지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지난해는 대부분 200%대로 주저앉았다. 

    은행들은 통상 성과급을 실적(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목표 달성률)에 비례해 책정한다. 

    기준금액에 성과목표 달성률 등을 반영한 평가지급률을 적용해 결정하는 식이다.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 등이 확대될수록 성과급도 늘어난다. 

    표면적으로는 은행의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성과급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은행권이 상생금융을 위해 내놓은 2조원+α의 비용과 고금리 ‘이자장사’로 손쉽게 이익을 냈다는 여론의 비판에 성과급 증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올해도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가산금리를 높인 덕에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ㆍ신한ㆍ하나ㆍ우리)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4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3421억원)보다 81.1% 증가한 규모다. 

    소비 부진, 수출 둔화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는 가운데 ‘나홀로 호황’인 은행권을 대상으로 상생 압박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올해 순이익 등 실적에 상생금융 지원액을 반영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 중”이라며 “노조 측은 2년 연속 성과급 삭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향후 노사관계가 극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