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여전히 뜨거워 … 채권·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연준 금리 동결 우려 확산 … 제레미 시걸 "올해 금리 인하 없다"한은 금통위 이달 금리 결정 부담 더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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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고용시장이 지난해 12월에도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5% 가시권에 놓였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고용시장 마저 뜨겁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추가로 내릴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치솟는 금리는 가뜩이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뉴욕 증시를 비롯해 자산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자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일(현지시각) 고용지표 발표 직후인 오전 8시47분께 4.79%로 전장대비 10bp 올랐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4.75%를 단숨에 넘어선 것으로, 지난 2023년 11월초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10년물 수익률은 4.7%대 중반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4.38%로 전장대비 12bp 급등했고 30년 만기 금리는 7bp 뛴 4.99%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미국의 강한 고용시장 여건이 지속돼 채권시장에서 급격한 매도가 일어난 영향이다. 

    미국의 강한 고용시장 여건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멈추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우려가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지난해 1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25만6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15만5000건은 물론 11월 하향조정된 21만2000건을 모두 웃돈 수치다.

    민간 일자리가 22만3000건으로 전월기록인 18만2000건을 4만건이상 상회했고 정부 일자리도 3만3000건으로 한 달간 3000건 증가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1만3000건 줄었지만 소매유통(4만3400건), 민간교육과 건강서비스(8만건) 등 서비스일자리가 23만1000건 늘어 이를 상쇄했다.

    채권시장을 포함해 자산시장 전반은 충격을 받고 있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1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12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1% 가까이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6.75포인트(1.63%) 급락한 41938.4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1.21포인트(1.54%) 밀린 5827.04, 나스닥지수는 317.25포인트(1.63%) 떨어진 19161.63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선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조만간 미국 재정 적자가 한도에 직면하고 트럼프 감세 및 이민정책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점이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아문디·씨티웰스·ING 등 자산운용사들은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지고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ING 파드라익 가비 글로벌 금리 전략팀장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올해 말 5.5% 정도 될 것으로 봤고, T로웨 프라이스의 아리프 후사인은 6%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10일(현지시각)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BC의 '클로징 벨'에 출연해 이번 고용보고서 발표와 관련 "노동시장이 강력해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면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나는 거의 모든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 가운데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여는 한국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경기 안정 측면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달러 강세로 인한 원화 변동성이 커지는 점은 부담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시작으로 11월에도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다. 미국 기준금리는 4.25~4.5%로, 상단 기준 한국보다 1.5%포인트 높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지난 2일 "한은의 통화정책 우선순위는 물가, 금융 안정, 성장순"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발언을 고려했을 때 1월은 동결 가능성이 다소 우세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설령 1월에 인하를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시행한 만큼 추가 인하에 대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