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공식 유튜브 채널 '채널일', '연고지' 시리즈 인기에 구독자 수 20만 명 돌파브랜딩 수단으로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찾고 광고 콘텐츠와 시너지도 누려직접 찾아 보게 만드는 콘텐츠의 힘…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 기업의 브랜딩과 광고, 마케팅을 대행해 온 광고대행사들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행사를 하나의 브랜드로 친근하게 알리며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물론, 트렌디한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을 입증하면서 비즈니스 영역을 새롭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13일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지난 2024년 하반기 제일기획이 공식 유튜브 채널 '채널일'에서 선보인 '연고지' 시리즈가 누적 조회수 1000만 회를 넘어서고 '인기급상승동영상(인급동)'에도 오르는 등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연고지' 시리즈는 광고대행사에서 자체 기획하고 제작한 오리지털 콘텐츠가 방송 예능이나 인기 유튜브 채널 콘텐츠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연고지' 시리즈는 '추억'과 '여행'을 합친 콘텐츠로,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해 총 8편의 메인 에피소드를 발행하며 시즌 1을 마쳤다. '연고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행'과 '지역'에 대한 요소를 차용해 여행 예능이 범람하는 시대에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지점으로 셀럽의 '추억'이라는 점과 결부시킨 것이 특징이다.

    '출연자가 직접 짜는 찐 코스'가 핵심이다. '연고지'에서는 부산 출신 연예인 정용화(2화)가 부산 현지인 풀코스를 소개하고, 전남 광주 토박이 아이돌인 프로미스나인 송하영(4화)이 룸메 박지원을 광주로 초대해 데이트를 즐기는가 하면, 제주도 출신 먹방 유튜버 히밥(7화)이 정지선 셰프와 함께 제주도 당일치기 먹방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출연자 개인의 추억이 서린 곳을 직접 소개했다. 

    현재까지 포항,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춘천, 제주, 서울 총 8개 지역을 소개했으며 '연고지'로 발행된 메인, 서브, 쇼츠 콘텐츠 도합 누적 조회수는 약 1085만 회를 돌파했다. 특히 광주 편과 제주 편은 유튜브 인급동 9위, 19위에 각각 오르며 화제를 모았고, 광주 편에서 소개된 식당은 프로미스나인 팬들의 성지순례 인증이 SNS 상에 올라오고 제주 편의 식당도 '히밥 맛집', '정지선 방문 식당' 등의 키워드로 SNS 상에서 바이럴 되고 있다. 

    제일기획 측은 "각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소개했다는 평과 함께 지역 대중들의 긍정적 반응을 확인했다"며 "지역 상생으로의 확장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연고지' 시리즈의 인기는 '채널일' 구독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연고지' 시리즈 시작 전 '채널일' 구독자 수(2024년 10월 기준)는 약 16만 명에서 '연고지' 시즌이 종료된 후(2025년 1월 기준)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구독자 수가 약 23%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에 제일기획은 오는 3월 '연고지'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 제일기획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단순히 구독자 수를 모으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하나의 브랜딩 수단으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광고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노리기 위한 전략이다.

    2010년 7월 문을 연 제일기획 유튜브 채널은 그간 광고 캠페인 영상이나 취업 관련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해왔지만, 2021년 3월 채널명을 '채널일'로 변경한 후부터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MC 김준현의 '젤클스타', 방송인 주우재의 '㈜우제기획', 개그맨 김해준의 '제일엔터테인먼트', 가수 조현아의 '조현아의 하트비트', 방송인 정혁의 '누구.zip' 등의 오리지널 셀럽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연고지' 시리즈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 '젤클스타'의 경우, 광고 유망주를 발굴하고 이들을 광고주에게 소개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다양한 실험적 콘텐츠를 파일럿 형태로 채널일 유튜브에서 시도할 수도 있고, 광고주에게 제일기획 채널에서 시도해 본 형식을 제안할 수도 있다"며 "최근에는 지난 10월 제일기획이 제작한 WWF 애니스테이 캠페인을 '연고지' 시리즈에 PPL 형태로 홍보하며 광고 콘텐츠와의 시너지도 누렸다"고 밝혔다.

    '채널일'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제일기획 디지털콘텐츠 전문 그룹 SBC 본부의 최안나 프로는 "최근 채널일을 레퍼런스로 기업 유튜브 채널 제작에 대한 문의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담당자로서 매우 기쁘고, 3월 공개 예정인 '연고지' 시즌 2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현재 국내 광고대행사 중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만 명이 넘는 곳은 돌고래유괴단(약 35만9000명)과 제일기획(약 20만1000명) 두 곳 뿐이다. 두 채널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직접 찾아 보게끔 만드는 트렌디하고 차별화 된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에 있다. 콘텐츠에 각 회사의 색깔과 특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반면 현대자동차 계열 이노션(2011년 12월 개설)은 약 2만 명, LG 계열 HSAD(2016년 10월 개설)는 약 3900명, 롯데 계열 대홍기획(2013년 10월 개설)은 약 3300명으로 회사 규모에 비해 유튜브 채널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세 곳 모두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볼 게 넘쳐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유튜브 내 인기 콘텐츠임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점인 '조회수 100만 회'를 기록한 콘텐츠가 10여 년간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은 분명 고민해 볼 문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가장 크리에이티브하고 트렌디해야 할 광고대행사들이 자체 콘텐츠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유튜브 채널이 증명하는 것 같다"며 "광고를 스킵할 수 있는 시대에는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로써 승부해야 한다. 광고주의 요구나 제약이 없는 자체 콘텐츠는 대행사의 기획·제작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