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 향후 102년 존속 기업 목표… 글로벌화 전략올해 상반기 알리바바와 신세계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출범합작법인 G마켓 알리바바 측에 매각하기 위한 사전 작업 관측도
  • ▲ 알리바바그룹 본사ⓒ알리바바그룹
    ▲ 알리바바그룹 본사ⓒ알리바바그룹
    한국 시장에 중국 브랜드의 공습이 심상치 않다. 중국 기업 미니소·샤오미·비야디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앞서 먼저 진출한 중국 최대 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는 국내 시장을 깊게 파고들고 있다.

    올해 알리바바는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과 설립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를 앞세워 거센 공세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유통 대기업과 중국 거대 자본의 동맹이 유통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우려와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알리바바 글로벌 전략, 점진적 투자·인수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적자의 늪에 빠진 G마켓을 사실상 인수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알리바바그룹의 비전은 미래 상거래의 인프라 구축을 기반으로 향후 102년 존속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알리바바가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2024 회계연도 연례 보고서(2024 Fiscal Year Annual Report)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은 글로벌화를 위해 진출 국가에서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려 현지화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성장 기회를 추구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동남아시아, 유럽 등 전략 시장들의 전자상거래 침투율이 여전히 상당한 성장 가능성을 보인다”며 “각 지역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우리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평가해 특정 지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점진적으로 현지화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알리바바의 국제 상거래 부문 매출은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성장으로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한국 시장도 언급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도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으며, 2024 회계연도에는 한국에서의 주문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그룹은 진출 국가에서 최고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와 인수를 통한 전략적인 행보를 펼쳐왔다.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라자다(Lazada)는 지난 2016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한 현지 플랫폼이다. 현재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에서 연간 1억명 이상 사용자를 거느린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라자다는 지난해 10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쇼핑 플랫폼 타오바오(Taobao)와 파트너십을 맺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전용 패션 채널을 론칭을 통해 600만개 이상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트렌디올(Trendyol) 역시 알리바바그룹이 2018년 인수한 현지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튀르키예 외에도 골프(Gulf) 지역을 포함한 다른 중요한 신흥 시장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2024 회계연도 동안 트렌디올에서 20% 이상의 주문 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 ▲ 알리바바그룹의  2036년 비전은 20억 명의 글로벌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1000만 개의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것, 
1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알리바바그룹 기업 보고서
    ▲ 알리바바그룹의 2036년 비전은 20억 명의 글로벌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1000만 개의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것, 1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알리바바그룹 기업 보고서
    ◇ 알리바바 한국 시장 투자 가속화 

    한국 시장에서도 알리바바의 침투가 본격화됐다.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설립을 알렸다. 출자비율은 신세계그룹 50%, 알리바바 50%으로 동일하며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신규 조인트벤처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업계는 양사의 조인트벤처를 통한 윈윈 전략에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일단 G마켓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되고, 셀러 성장으로 이어져 G마켓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구상이 나온다.  

    알리바바의 경우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한국 물류거점 확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대응하는 노하우, K-브랜드의 인기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한상의 2025 유통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해상으로 한국에 제품을 보내고, 한국에서 비행기로 북미 및 유럽시장으로 보낼 경우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국내에 1조5000억원 수준의 신규 투자를 집행해 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한국 시장을 하나의 전략적인 거점 지역으로 활용하고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일단 한국의 오픈마켓의 큰 사업자인 G마켓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본다”며 “알리가 못 가지고 있는 관리 능력을 G마켓을 통해 배우면서 기존보다 세련되게 고객들한테 접근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제3국으로 진출했을 때 K-커머스와 C-커머스가 같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플랫폼으로 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 측이 올해 돈을 불 지르는 대대적인 샤우첸(烧钱)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식으로, 경쟁 업체를 광고비로 따돌리기 위해 일단 지르고 보단 의미다. 

    끈질기게 시장을 잠식한 다음 소비자들은 록인 시키기 위해 제품을 다양화하고 현지화해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쓴다. 결국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기존 시장을 재편하면서 기존 선진 경쟁자를 물리치는 과정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현금 1억원을 고객에게 증정하는 ‘알리 운빨쇼’를 진행한바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해 12월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에이블리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 ▲ G마켓 본사ⓒG마켓
    ▲ G마켓 본사ⓒG마켓
    ◇ G마켓 매각 가능할까… 중국 기업 반(反)정서 넘을 수 있나

    시장에서는 양사가 3년 내 합작법인을 상장하기로 하고 상장이 어려운 경우 알리바바 측이 신세계가 보유한 G마켓 지분을 인수한다는 내용이 계약 조건에 포함됐 것이란 시나리오가 돈다. 이번 합작은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매각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측에 매각을 시도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중국이나 일본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방어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라인야후가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일본이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뺏으려 한다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결국 최수연 네이버 대표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 최대주주 유지, 변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