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1월 체불액 1조8659억… 年기준 2兆 넘길 듯대지급금도 '역대 최대'… 코로나19 이후 다시 급증세 실업급여도 '최대' 부정수급 규모도 323억원 '최대'
  • ▲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건설업을 비롯한 경기 침체와 탄핵 정국으로 고용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역대 최고인 2조원을 넘길 전망이며, 실업급여 지급액 역시 역대 최고인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임금 체불액은 1조8659억원 규모로, 이미 역대 최다였던 2023년을 넘어섰다. 월 평균 체불액이 1500억원을 훌쩍 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작년 연간 체불액은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체불 근로자에게 국가가 대신 임금을 지급하는 대지급금도 역대 최고액을 갱신했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된 대지급금은 7242억원으로 전년 6869억원보다 5.4%나 늘었다.

    대지급금은 2018년 3740억원에서 2020년 5797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5000억원대 중반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엔데믹이 선포된 2023년부터 다시 증가하며 6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대지급금을 받은 사업장은 2만4327곳으로 총 12만8638명의 노동자가 체불 임금을 구제받았다.

    2023년(13만2079명)과 비교해 근로자 수는 줄었고 근로자당 지급된 임금체불액 평균은 563만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2018년 이래 가장 많다.

    임금체불액뿐 아니라 실업급여 지급액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2조28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1조7922억원보다 4925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2021년(12조5152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수도 11만7000명에 달하며 2021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반복적으로 수급한 인원은 10만2000명으로 전년도인 2023년 11만명을 넘어 설 가능성이 높다.

    실업급여 반복 수급은 제도의 본래 취지인 재취업 지원과 일자리 복귀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실업급여 부정수급액도 사상 최대치인 323억4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299억5900만원보다 7.8% 증가한 수치다.

    반복 수급 문제와 함께 부정수급 증가는 실업급여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 하한액이 최저임금의 80%에 연동돼 있다. 이에 2024년 실업급여 일액(8시간 근로 기준 하루 지급액) 하한액은 6만3104원으로 책정됐다. 이로 인해 실업급여 수령액이 최저임금 실수령액보다 높아져 근로 의욕을 저하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재정 지출 증가를 넘어 실업급여 제도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반복 수급과 부정수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노동경제학자는 "단순히 지급 규모를 줄이는 것보다 실업급여가 재취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