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조건부 승인 … "내부통제 충실히 이행해야" 경고 병행생명보험 자회사 확보 …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행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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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공식 편입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정례회의를 열고 해당 안건을 조건부 승인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편입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본격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승인과 함께 내부통제 개선 및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한 부대조건을 부과했다. 해당 계획의 이행 실태는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하며, 금감원은 이를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향후 계획이 미이행될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시정명령, 주식처분명령 등의 제재가 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승인까지 다섯 차례 논의 … 금융위 “경영상태 건전성, 재무 외 요소로도 판단 가능”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1월 15일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금융당국은 3개월 이상 타당성과 건전성, 경쟁 제한 여부 등을 검토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의는 물론, 경영상태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해석 논의와 추가 자료 제출 요청도 이어졌다. 금융위는 3월~4월 간 총 4차례 안건 검토 소위원회를 거쳐 이날 최종 결정을 내렸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 준법 조직 확대, CEO(최고경영자) 선임제도 개선 등 포괄적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금융위는 경영상태 건전성 평가와 관련해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외에도 내부통제 등 비재무적 항목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도 개선될 것”이라며, 편입 승인 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 총자산 농협금융 뛰어 넘어 … 연금‧보험‧WM 시너지 기대 

    이번 승인으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자회사로 둔 첫 금융그룹이 됐다.

    이로써 신한·KB·하나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61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한 역성장으로, 은행 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8%에 달했다. 이번 인수 완료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포스증권 인수에 이어 비은행 부문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우리금융의 1분기 기준 총자산은 533조원 수준이며, 동양생명(작년 말 약 34조6000억원)과 ABL생명(약 18조7000억원)을 더하면 총자산은 약 586조원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NH농협금융지주 총자산(575조9000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우리금융은 향후 동양·ABL생명의 자산을 활용해 보험, 연금, 자산관리 등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의 경고대로 내부통제 계획 이행이 미흡할 경우 강력한 제재가 뒤따를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중대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외형과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균형을 맞추게 됐으나 질적 성장과 리스크 관리 능력도 함께 검증받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