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치·대만 '투트랙' 전략 성과 … 성장사업 78% 고속 성장1분기 매출 11조5000억·영업이익 4배↑… 전 부문 호실적대만·명품 공략 가속 … 연매출 50조 정조준
  • ▲ 쿠팡 ⓒ뉴데일리DB
    ▲ 쿠팡 ⓒ뉴데일리DB
    쿠팡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주력 사업에서 상품군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강화했고 한동안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됐던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대만 사업이 나란히 호실적을 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쿠팡은 대만과 글로벌 명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7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원화 기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452.66원)으로 전년 동기(9조4505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직전 최대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11조1139억원(79억6500만달러)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531억원·4000만달러)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0.6%)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매출 대비 순이익률 1.4%를 기록 전년 동기(318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견고한 성장과 마진 확대는 비용 최소화를 통한 최고의 고객 경험 제공이라는 수년간의 투자와 노력의 결실"이라며 "인기 상품군 확대를 통해 고객 혜택을 늘린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분기에는 다양한 상품군 확대로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했다. 또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당일·새벽·익일 배송 등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했다.

    김 의장은 "상품군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송하면 고객 지출이 늘고 이는 다시 상품군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2027년까지 도서·산간 지역까지 로켓배송을 확대해 사실상 전 국민이 익일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 ▲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쿠팡의 주력사업인 국내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은 매출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활성 고객 수는 2340만명으로 전년 동기(2150만명) 대비 9% 늘었고 고객당 매출은 42만7080원(294달러)으로 6% 증가했다.

    파페치,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578억원(10억3800만달러)으로 78% 증가했다. 경영난과 파산 위기를 겪었던 파페치는 인수 1년 만인 지난해 4분기에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418억원을 달성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2022년만 해도 파페치의 영업손실은 1조원에 달해 인수에 대한 우려가 컸다.

    김 의장은 "사업을 다음 단계로 확장하기 위해 재정비 중"이라며 "세계 어디서든 고객에게 최고의 럭셔리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2022년 진출한 대만 시장도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쿠팡은 올 초 대만에 와우 멤버십을 출시해 한 달에 59대만달러를 내면 무료 배송과 30일 내 무료 반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와우 멤버십을 대만에조 론칭하고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 등 대만에서 상품군의 폭을 넓혔다.

    김 의장은 "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중요한 브랜드들과도 직접 파트너십을 맺어 이번 분기 상품군을 약 500% 확대했다"며 "이들 브랜드는 대만 현지에서 로켓배송으로 서비스된다"고 밝혔다.

    쿠팡은 대만 유통시장 성장에 맞춰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 의장은 "대만 와우 멤버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큰 가치를 제공하며 회원 지출을 견인하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현지 시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 쿠팡 물류센터.ⓒ뉴데일리DB
    ▲ 쿠팡 물류센터.ⓒ뉴데일리DB
    쿠팡은 올해 연매출 5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4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 속에서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들이 초저가 전략으로 본격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징둥이 최근 국내에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하는 등 이른바 C커머스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강화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환율 관세 정책으로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글로벌 이슈들이 쿠팡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미국 수입품 관세 영향도 크지 않고 글로벌 이벤트로 인한 핵심 소비자층의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상황에서 완전히 영향을 피할 수는 없는 만큼 향후 거시경제 환경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은 이날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난드 CFO는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이사회에서 승인됐다"면서 "기존 시장 상황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시장 상황과 자본 배분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 속도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