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박길홍 교수팀, 알츠하이머병 진행 억제 효과 확인기존 치료제와 다른 작용 기전으로 부작용 위험 낮춰
  •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길홍 명예교수. ⓒ고려대의과대학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길홍 명예교수. ⓒ고려대의과대학
    국내 연구진이 기억력 회복과 알츠하이머병 억제에 효과적인 새로운 후보 물질을 찾아내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길홍 명예교수 공동연구팀(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바이오센터, 아산의료원, 충남대 신약전문대학원)은 '프테로신 D(pterosin D)'라는 성분이 뇌 속 신호 전달 단백질을 직접 자극해 기억력 향상과 치매 진행 억제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프테로신 D는 기존 치매 치료제들과는 다른 독특한 기전을 갖는다. 일반적인 약물처럼 간접적으로 신호물질(cAMP) 수치를 증가시키는 대신, 뇌세포 내에서 기억과 학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키나아제 A(PKA)를 직접 활성화한다. 이로 인해 신경세포 성장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BDNF, TrkB 단백질이 활성화돼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가진 5xFAD 실험쥐에 프테로신 D를 3개월간 경구 투여한 뒤 미로 실험을 시행한 결과, 공간학습과 기억 능력이 유의하게 향상됐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프테로신 D가 PKA 활성 부위에 정확히 결합하는 것도 확인됐다.

    부작용 위험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뇌세포 보호를 담당하는 주변 세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염증 반응 가능성이 낮았으며, 뇌혈관 장벽 통과 능력, 간 대사 효소, 심장 독성, 유전독성 등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

    박길홍 명예교수는 "프테로신 D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 기전을 직접 겨냥해 인지기능 회복과 신경세포 재생 효과를 보였다"며 "치매를 호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프테로신 D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A는 치매 유전자 실험쥐(5xFAD)의 알츠하이머병을 완화한다(Pterosin D-activated protein kinase A mitigates Alzheimer’s disease in 5xFAD mic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