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값 2023년 6월이후 19개월연속 상승 입주물량 감소탓…전세매물 1년만 10.8% 급감전세갱신계약 비중 57%…"임대매물 회전 차단"3단계 DSR 적용대상 전세대출 확대방안 검토
-
- ▲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매바위에서 바라본 서울 경부고속도로 인근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이 급감하고 전세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전세대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공급량 자체가 줄었는데 계약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되면서 매물회전률이 떨어진 영향이다. 여기에 전세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까지 당국이 검토하면서 서민주거비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24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2023년 6월 0.12% 상승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9개월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전세자금대출 축소 등 영향으로 올 1월 일시적으로 보합을 기록했으나 이후 이달까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반면 매물은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를 살펴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473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2만7703건 대비 10.8% 줄어들었다. 지난 2023년 1월 5만5536건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 서울 전세물량은 3월 봄이사철 반짝 늘었다 감소하는 추세다.지역별로 보면 강동구가 1년전 3548건 대비 78.1% 줄어든 779건으로 매물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강동구는 1만2032가구에 이르는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장이 마무리되면서 전세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이외에도 △송파구 –53.6% △강북구 –46.9% △강서구 –32.0% △용산구 –31.6% △동작구 –29.2% △도봉구 –28.0% △노원구 –26.6% △영등포구 –23.1%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전세매물이 줄고 가격이 상승한 배경에는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물량이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입주예정 물량은 지난해 4만가구에서 올해 3만7681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하반기 물량은 상반기 대비 20% 줄어든 1만4043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2026년과 2027년 입주물량이 각각 9640가구, 9573가구로 올해 입주물량의 26%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정비사업 지연, 각종 규제 등으로 신규공급이 위축됐기 때문이다.여기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한집에서 4년까지 살 수 있는 것도 시장에 신규전세가 줄어들게 만든 요인이다.부동산R114가 2021년 6월 전월세신고제 도입 이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갱신계약 비중은 56.9%로 지난 2022년 3분기 68.8%이후 가장 높았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차2법 시행이후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기존 세입자의 장기거주가 늘며 신규 전세공급이 차단됐고 전월세상한제로 임대수익이 제한되자 임대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면서 시장에서 전세매물이 빠르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
- ▲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부동산에 매매 관련 안내문.ⓒ연합뉴스
전세값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DSR 적용 대상을 전세대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전세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금융위원회는 최근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전세대출과 정책대출을 DSR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전세대출이 DSR규제에 포함돼 시행되면 전세대출 총량이 줄어들고 이 경우 전세대출 의존도가 높은 세입자들은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교 교수는 "DSR규제내 전세대출 포함은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하고 이는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늦추게 할 수 있다"며 "서울내 전세매물이 급감중이고 전세값도 올라 당분간 매매뿐 아니라 전세집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그러면서 "내년 서울 공급물량은 올해 절반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절벽으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도 "입주물량 자체가 적어 공급부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당장 몇년간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게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전세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 지금의 전세값 상승세는 올해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일각에선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 전세공급을 늘리는 한편 서울의 빌라촌과 노후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을 대폭 활성화해 현재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는 "한국은 공공임대가 전체의 8% 정도에 그치고 92%를 민간에서 공급한다"면서 "개인 다주택자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공급이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통상 10년씩 걸리는 재개발 인허가 과정을 줄여서 공급 속도를 높여야 주택난에 대한 불안심리를 낮추고 수요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