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개장 직후 1393.4원까지 급등 … 장중 상승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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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뚫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개장 전부터 예견됐던 강세 흐름이 장중 현실화되며, 시장은 다시 한 번 '트럼프 리스크'와 미국발 정책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일 종가보다 11.4원 오른 1393.4원을 기록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개장가는 1390.0원으로 전일보다 8.0원 높게 시작했다.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은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고조된 긴장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며, 협상에 응한 국가에는 미국산 제품의 대규모 구매를 조건으로 관세를 감면하는 방안을 적용했다. 반면 협상에 응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 부과 강행을 시사하며 협상 참여를 압박했다.EU는 미국산 에너지와 투자 유치 조건으로 기존 30% 관세의 절반 수준인 15%로 합의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해 협상에 이르지 못한 국가들에는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시장에선 이를 '정치적 불확실성 프리미엄'으로 해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재부,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며 담판에 나섰지만, 합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이다. 무역전쟁 2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환율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여기에 달러 자체의 강세 흐름이 겹치며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달러인덱스는 전날 97선에서 98.6까지 급등하며, 최근의 금리인하 기대 약화 및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심화를 반영했다. 엔·달러 환율은 148.52엔, 위안화는 달러당 7.14위안대로 각각 상승했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더 큰 약세 압력을 받았다.전날 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원·달러 1개월물은 1387.7원에 호가됐다. 이는 이날 환율의 고점을 예고한 흐름이었다.다만,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월말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환율 급등에 따른 고점 매도 수요가 일정 부분 환율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1390원대 진입 이후에는 기술적 저항선에 대한 부담과 단기 차익실현 움직임이 맞물리며, 1400원 고지를 앞둔 공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