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가 불 지핀 공급과잉… 연산 180만톤에스오일 NCC 없지만 정부 감축 협약식 참석조성되는 울산 지역은 환영… 다운스트림 기대
  • ▲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쓰오일
    ▲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쓰오일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과 중동발 공급 과잉에 더해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공멸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에쓰오일이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2023년 시작한 프로젝트는 모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외투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반전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총 투자금액은 9조2580억 원으로, 회사 관계자는 "올해 7월 기준 전체 공정률은 77.7%로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샤힌 프로젝트가 석화 산업 위기를 부추긴다는 지적의 배경은 스팀 크래커가 연간 180만 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석유화학 기업 10개사와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자율 협약’을 체결하고, 연간 270만~370만 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에쓰오일도 참석했다.

    에쓰오일은 현재 NCC가 없지만, 샤힌 프로젝트 신규 설비 완공 시점을 고려해 협약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번 NCC 감축 방안이 모든 업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사 신규 설비 보단 노후화된 설비부터 우선 조정하는 방향이 정책 취지에 맞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업계 전반에서는 경쟁 심화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울산 지역 다운스트림 고객사들 사이에서는 환영받고 있다. TC2C 기술을 통한 중간 공정 생략과 파이프라인 공급으로 인한 물류비 절감 효과가 맞물리며 원가 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이미 금호석유화학, 효성화학 등 울산에 공장을 둔 다운스트림 기업과 상당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프리 마케팅을 진행 중이고, 고객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울산 다운스트림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 측의 물량 배분과 자체 소비량을 감안해야 하지만, 기존 공급처 대비 저렴한 가격에 원료를 공급받아 원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 건설에는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으며, 가동 이후 상시 고용 400명 이상과 3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