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 상정 불발로 11월 이후로 사업 재개 가능성HD현대,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감점 11월 해제개념설계·KDX 사업 이력으로 경험 우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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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가 공개한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조감도 ⓒHD현대
2년 가까이 표류 중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KDDX(차기구축함) 수주전에 정치권이 가세하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상세설계와 사업자 결정이 HD현대의 보안감점 해제 시점인 11월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업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18일 열릴 예정이던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에서 KDDX 사업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방위사업청은 분과위를 열고 이달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안건을 상정해 사업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초 당정 협의를 통한 추가 논의를 주장하면서 제동이 걸렸다.방사청은 KDDX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생협력 방안을 추가 검토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이번 안건 상정이 불발되면서 KDDX 사업 논의는 빨라도 국정감사 이후인 10월 말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이 11월을 넘길 경우 경쟁입찰로 가더라도 HD현대의 보안감점이 해소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6000톤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2030년 실전 배치 목표로 하는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은 차기 구축함의 함정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어느 업체가 맡을지를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HD현대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서를 명시한 방위사업관리규정 86조 등을 근거로, 기본설계를 수행한 자사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까지 맡는 것이 관례라는 입장이다.반면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유출 등 도덕성 문제를 이유로 경쟁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당초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출신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 등이 경쟁입찰 전환을 꾸준히 주장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앞서 HD현대는 2022년 11월 19일 직원들의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이 확정되면서 올해 11월까지 3년간 모든 방산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받고 있다.소수점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방위사업 평가에서 이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감점 해소와 함께 사업 우위를 되찾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실제로 2023년 울산급 배치Ⅲ 호위함 5·6번 함 사업에서는 제안서 평가는 HD현대가 앞섰지만 감점이 적용되면서 한화오션이 0.1422점 차이로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업계는 KDDX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KDX-I·II·III 사업을 모두 수행한 HD현대의 경험 역시 이번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는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로 가더라도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진행한 업체가 유리하며, 국내 수상함 건조 분야 점유율 1위를 기록해온 HD현대가 이번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