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20거래일간 매수… 지분 0.4%→2.73% 무벡스 지분 전량 처분 1247억원 확보 … 핵심 계열사로 자산 이동추가 매입 여력 400억원대… 책임경영 강화·지배구조 안정화 신호
  • ▲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현대그룹
    ▲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최근 한 달여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연이어 사들이고 있다. 한달 새 지분율은 0.4%에서 2.73%까지 올라섰고 추가 매입 여력도 갖추고 있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정 전무의 이러한 행보가 그룹 경영 안정화 차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오랜 악연이었던 쉰들러가 지분을 털어내며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난 만큼 현대무벡스에 보유한 지분을 현대엘리베이터로 옮기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구조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공시에 따르면 정 전무는 3월 25일 7만2000주 매입을 시작으로 26일 8만8000주, 27일 4만6000주, 30일 8만3000주, 31일 3만주를 사들이며 3월 마지막 주에만 31만9000주를 확보했다. 

    4월에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4월 1일에는 2만5576주를 매수했고 3일 4만7000주, 6일 5만주, 7일 5만주, 8일 3만3000주, 9일 5만주를 연속으로 사들였다. 이어 14일 2000주, 15일 3만9900주, 16일 100주, 17일 8만2000주를 매수했다. 20일 5만3000주, 21일 7만주,  22일 2만9000주, 23일 2만1000주, 24일 2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하루 또는 이틀 간격으로 이어진 분할 매수 전략으로, 단기간 주가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지분을 확대하는 방식을 보였다.

    이 기간 정 전무의 보유 주식은 13만7306주에서 106만8306주로 늘었다. 약 93만주를 순매수하며 지분율도 0.4% 수준에서 2.73%까지 확대됐다. 일정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점에서 단순 투자보다는 책임 경영 차원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자금 출처도 명확하다. 정 전무는 3월 18일부터 4월 14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현대무벡스 지분을 순차적으로 전량 처분했다. 총 447만주를 매각했으며, 거래 단가를 반영한 총 매각 금액은 약 1247억원으로 추산된다. 

    확보한 자금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에 투입한 구조다.

    현재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에 투입된 금액은 8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약 4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입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추가 매입 시 지분율은 약 3% 후반대까지 확대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지분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며 그룹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 사업을 이끄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자회사로 정 전무는 아지아지역 총괄 임원을 맡고 하고 있다. 현재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기간은 15년에 이른다. 현대엘리베이터에서는 별도의 직함을 갖고 있지 않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지주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를 중심으로 그룹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자회사인 무벡스의 지분을 정리하고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늘린 것은 경영 안정화를 굳히려는 기류로 해석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간 쉰들러와의 오랜 분쟁으로 경영권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본사의 글로벌 사업 재배치 전략에 따라 국내 사업을 매각,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를 둘러싼 외부 변수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정 전무의 지분 매입은 그룹 경영 안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