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소형 모듈러 주택 체험기복잡한 관리 ↓ 간편함·에너지 효율↑AI 기술로 말 한마디로 맞춤형 하우스글로벌 친환경 자립형 에너지 수요 多
  • ▲ 전라북도 김제에 마련된 LG스마트코티지 '듀오맥스45' 모델. ⓒ이가영 기자
    ▲ 전라북도 김제에 마련된 LG스마트코티지 '듀오맥스45' 모델. ⓒ이가영 기자
    가전 명가(名家) LG전자가 집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 21일 ‘지평선의 도시’라 불리는 전라북도 김제를 찾았다. 김제역에서 차로 15분 정도 달리자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들녘 끝, 밥이 지어지고 빵이 구워지며 막걸리가 익는 동네(복합문화공간) ‘죽산모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을 정취를 느끼며 안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자 ‘LG스마트코티지(Smart Cottage)’를 만나볼 수 있었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가 판매하는 소형 모듈러(프리팹) 주택이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주요 구조물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주택을 말한다. LG전자는 2023년부터 스마트코티지 사업을 기획했고, 지난해 10월 말부터 본격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건축과 관리의 복잡함을 줄이고, 손쉽게 주거를 제공·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거주 공간과 가전, 서비스를 융합해 편리하고 효율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김제 죽산모락에는 총 4채의 LG스마트코티지가 마련돼있다. ‘모노 플러스26’, ‘모노맥스26’, ‘듀오플러스45’, ‘듀오맥스45’ 네 가지 타입으로, 형태와 크기에 따라 단층형 ‘모노’와 복층형 ‘듀오’로 구분된다. 모노는 거실과 침실, 부엌, 욕실을 한 공간에 배치한 단층 구조이며, 듀오는 1층은 생활 공간, 2층은 침실로 이뤄진 복층 구조다. 이 공간들은 ‘죽산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내달부터 숙박시설로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체험한 모델은 공급면적 45.4㎡(약 14평)의 듀오맥스45였다. 외관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세련됨’이었다. 밝은 베이지색 철제강판으로 만들어진 외벽은 현대적이고, 깔끔한 인상을 줬다. 외부 전면창에는 일정한 간격의 구멍이 뚫린 미닫이형 방범창이 설치돼있었는데, 언뜻 보면 장식 패널처럼 보일 만큼 디자인 완성도가 높았다. 시골 한가운데 자리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도시적인 감각에 가까웠다. LG전자가 가전에서 추구해온 단순하고 정제된 미학이 건축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 모습이었다. 
  • ▲ LG스마트코티지 듀오맥스45 내부 전경.ⓒ이가영 기자
    ▲ LG스마트코티지 듀오맥스45 내부 전경.ⓒ이가영 기자
  • ▲ LG스마트코티지 듀오맥스45 내부에 마련된 LG전자의 가전제품들.ⓒ이가영 기자
    ▲ LG스마트코티지 듀오맥스45 내부에 마련된 LG전자의 가전제품들.ⓒ이가영 기자
  • ▲ 숙소 벽면에 부착된 스마트 버튼과 온도 감지 센서의 모습.ⓒ이가영 기자
    ▲ 숙소 벽면에 부착된 스마트 버튼과 온도 감지 센서의 모습.ⓒ이가영 기자
    모듈러 주택이라 큰 기대가 없었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공장에서 제작하는 주택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나무 질감의 인테리어는 마치 숲 속 오두막에 들어온 듯 아늑했고, 정면에 트여있는 통창은 자연 풍경을 담아내는 액자처럼 느껴졌다. 큰 창과 높은 층고가 주는 개방감은 머물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환기되는 기분이었다.

    내부에는 LG전자의 기술력이 총망라돼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에 바로 스마트스위치가 자리한다. ‘웰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조명이 켜지고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올라가며 이용자의 방문을 반긴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들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측정해 냉난방·환기 등을 조정한다. 신발을 벗고 각각의 조명을 켜지 않아도 집이 먼저 반응하는 모습은 마치 ‘자율주행 주택’을 연상케 했다.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식기세척기, 인덕션 빌트인, 광파오븐, 듀얼 정수기, 코드제로 청소기, 공기청정기 ‘에어로퍼니처’, 이동형 TV ‘스탠바이미2’ 등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도 곳곳에 설치돼있다. 스마트 도어록, CCTV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도 구비돼 ‘LG 씽큐(ThinQ)’ 앱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LG전자의 AI 홈 허브 ‘씽큐 온’을 적용하면 음성을 통해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는 AI 홈으로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스마트코티지는 공장에서 90% 이상을 완성해 현장으로 운송하는 프리팹(prefab·사전제작) 주택이다. 주문 후 인도까지 길어도 3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본인 소유의 토지만 있으면 전화나 온라인으로 모델과 규모를 상담하고 주문할 수 있다. 설치 부지 선정부터 제품 타입, 외부·인테리어 색상, 마감 소재, 예상 비용 확인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가격은 1억원부터 시작하며,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모듈러 주택과 비교하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까다로운 품질 기준, 구조 및 기능의 안정성, 적용 자재의 품질, 지속적인 사후 서비스 등은 LG스마트코티지가 갖춘 장점이다. 게다가 에너지 효율과 유지비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총 비용 면에서는 오히려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의 히트펌프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량을 낮췄다. 냉수 또는 온수를 생산해 공간 냉난방과 바닥난방, 급탕까지 가능한 일체형 시스템 보일러(AWHP)가 설치됐다. LG전자 설명에 따르면 기름보일러 대비 50~79%, 도시가스보일러 대비 68~106% 수준으로 냉난방 비용이 절감된다. 

    주택 내 모든 에너지를 전기로 사용하는 ‘전전화 주택’ 구조로 설계됐으며,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면 필요한 에너지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노력에 힘입어 LG스마트코티지는 국내 프리팹 건축물 중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최고 등급인 ‘ZEB 플러스(Plus)’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 ▲ LG스마트코티지 외부에 있는 설치된 시스템보일러 등 설비.ⓒ이가영 기자
    ▲ LG스마트코티지 외부에 있는 설치된 시스템보일러 등 설비.ⓒ이가영 기자
  • ▲ LG스마트코티지는 전화나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LG전자
    ▲ LG스마트코티지는 전화나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LG전자
    이용자 생활 방식에 맞게 AI가 집안의 기능을 설정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집안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AI가 조명·온도 등을 자동 제어하고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환경을 스스로 최적화한다. 앱이나 스마트코티지 고객센터에 문의해 내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도 있다. 

    예컨대 부모님이 귀가하면 자녀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낼수도 있고, 귀가 전 원격으로 보일러를 켜는 것도 가능하다. 불면증이 있다면 조명과 공기청정기, 블라인드를 자동으로 제어해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 준다. 나와 가족의 생활패턴에 따라 거주환경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똑똑한 집인 셈이다.

    최근 세컨드 하우스 수요 증가와 함께 LG스마트코티지의 문의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진행한 김제시 죽산면의 오픈하우스 투어에는 200명 정원이 예약 오픈 1주일 만에 매진됐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기업(B2B)과 공공기관(B2G) 등에서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오프그리드(off-grid)형 주거 모델로 관심을 보내고 있다. 오프그리드는 전력망이나 수도 등 외부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소비하는 독립형 주거 방식을 말한다. 미국이나 호주처럼 국토가 넓고 인구가 분산돼 있으며, 친환경 자립형 에너지 수요가 높은 국가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체질 개선의 또 다른 핵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공간·에너지 기술을 결합해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 통합형 공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 내 B2B 비중을 45% 수준까지 늘리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우 LG전자 HS사업본부 책임연구원은 “집을 짓고 관리·운영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은 데 LG스마트코티지는 (집을)가전 사듯 쉽게 사고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해결 수 있도록 하는 ‘건물 가전’”이라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소형 주택의 품질을 높이고 시장에 표준을 제시해 지역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주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내달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16평형 신모델 체험 및 LG 스마트코티지 구매 상담을 진행한다. 
  • ▲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설치된 LG스마트코티지 16평형 신모델.ⓒ이가영 기자
    ▲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설치된 LG스마트코티지 16평형 신모델.ⓒ이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