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고등학생, 세계 각지의 여성 생존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시 모아"생존자들의 진짜 목소리 담고파… 이 시들은 살아 있다는 증거"
  • ▲ 상처는 시가 되어. ⓒGrace Literature
    ▲ 상처는 시가 되어. ⓒGrace Literature
    세상의 폭력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은 시집 '상처는 시가 되어(원제 Still, She Writes)'가 출간됐다. 

    24일 출판사 그레이스리터리쳐(Grace Literature)에 따르면 이 책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그리고 그 이후의 긴 침묵을 지나온 여성들이 직접 써내려간 시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엮은이는 열여덟 살의 고등학생 이원우다. 젊은 여성 참정권 운동가의 용기와 실천 그리고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소설 'Writing Suffrage'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세계 각지의 여성 생존자들에게 직접 연락해 그들의 시를 모았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시집은 고통을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그동안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조용히 꺼내어 우리 앞에 놓는다. 시 속의 언어는 때로 단단하고, 때로는 떨리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과 용기, 상처와 회복이 공존한다. 독자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어느새 낯선 고통이 아닌,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엮은이 이원우 씨는 "이 책을 엮으며 나는 세상에 아직 들리지 않은 목소리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두려움 속에서, 누군가는 오랜 망설임 끝에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주었다"며 "그것은 단순한 시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어 번역을 맡은 이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황유선 씨다.

    옮긴이 황유선 씨는 "이 시집은 고통의 기록이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선언"이라며 "진심으로 쓴 말은 언제나 길을 찾는다. 이 책을 통해 잊히지 않아야 할 목소리들이 조금 더 멀리 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