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벨로퍼 컨퍼런스…美 쿠슈너·日 모리 참여공공성 강화 '5대비전' 선포…도시개발 패러다임 전환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 출범…이사장에 문주현 회장
  • ▲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이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Korea Developer Association)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이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Korea Developer Association)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글로벌 대표 디벨로들이 한자리에 모여 부동산 개발산업 위기 극복과 향후 20년의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900여개 시행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인 'A.N.D 20(ALL NEW DEVELOPER PROJECT 20)'을 열고 디벨로퍼업계 역할과 방향을 공유했다. 개발산업 관련 연구와 정책제언, 제도개선을 담당할 독립 연구기관인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도 이날 공식 출범했다.

    행사는 '앞으로의 20년을 위한 시작'을 주제로 대한민국 디벨로퍼 산업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편 국내외 개발업계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현장엔 국내외 주요 디벨로퍼와 공공·학계·건설업계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해 행사장 전체를 꽉 채웠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요즘 시행업계 전체가 너무 힘들지 않나"라며 "이번 20주년행사가 국내외 디벨로퍼간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 회장(피데스개발 회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김승배 회장은 "이번 20주년 행사에서 공유될 주요국 대표 디벨로퍼들의 개발사례들은 국내 활동중인 디벨로퍼들에도 큰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참석한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에겐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정책, 학계와 연구계 인사에겐 우수사례와 디벨로퍼 역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왼쪽부터), 로랑 모랄리 미국 쿠슈너 최고경영자, 모리 히로 일본 모리빌딩 부사장, 세실 바브콕 Edge 자산배분 부문 대표, 김한모 HM그룹 회장이 컨퍼런스 좌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서성진 기자
    ▲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왼쪽부터), 로랑 모랄리 미국 쿠슈너 최고경영자, 모리 히로 일본 모리빌딩 부사장, 세실 바브콕 Edge 자산배분 부문 대표, 김한모 HM그룹 회장이 컨퍼런스 좌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서성진 기자
    우선 오전 세션에선 '글로벌 디벨로퍼의 패러다임 변화 및 대한민국 디벨로퍼의 미래'를 주제로 연사들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미국 쿠슈너 컴퍼니(Kushner Companies), 일본 모리빌딩(Mori Building), 네덜란드 엣지(EDGE), 엠디엠(MDM)그룹 등 글로벌 디벨로퍼 4개사가 참여해 각국 도시·주거개발 전략과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사례를 공유했다.

    연사로 나선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은 "도시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개발산업 역할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며 "한국 도시는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소멸, 저성장 국면 심화 등 근본적 변화에 맞닥뜨렸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기존 도시개발 방식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선 주거·업무·상업·문화·교육 등 도시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컴팩트시티(Compact City)'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생활권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공동체 회복과 새로운 생활방식을 포함하는 복합개발 전략이 향후 도시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대형 디벨로퍼인 쿠슈너컴퍼니의 니콜 쿠슈너 마이어 회장은 주력 포트폴리오인 다세대주택 임대사업을 예시로 들며 개발산업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다세대 임대사업을 핵심 비즈니스로 설정한 이유는 현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라며 "물가가 오르면 월세도 함께 올라 장기적인 기대가치가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14개주에서 2만7000개 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엔 뉴저지와 플로리다 시장을 개발중"이라며 "입지와 지역사회 통합, 고급화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3가지 원칙을 준수하면서 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디벨로퍼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디벨로퍼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오후 본행사에선 20년간 추진할 디벨로퍼 미래비전이 선포됐다. 비전은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 △R&D·데이터 기반 산업 혁신 △금융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체계 확립 △ESG 기반 도시개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5대축으로 구성됐다.

    비전 선포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대건 기념사업단 부단장(리건그룹 회장)과 신혜수 디블록자산운용 대표는 개발산업이 공공성·투명성·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리스크 관리 등 핵심원칙을 중심으로 재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선포한 비전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업계 전체가 공유해야 할 실행지침이자 공동목표임을 강조했다.

    새 비전에 맞춰 협회는 명칭을 기존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서 한국디벨로퍼협회로 바꾸고 새 CI를 공개했다. 기존의 도시개발 영역을 넘어 도시와 자연, 건축과 사람간 순환·공존·상생 의미를 더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협회명과 CI 변경을 단행했다는게 협회 측 설명이다.

    박영하 디렉터가 협업해 새 CI는 대한민국 상징성을 담은 태극 문양의 형태를 상징하도록 디자인했으며, 알파벳 O를 분리해 독립적인 심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 김한모 HM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한모 HM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아울러 협회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을 공식 출범했다. 연구원은 기존 협회내 정책연구실을 독립기관으로 확대 개편한 것으로 개발산업 기반 연구를 통한 정책제언 및 제도개선을 담당하게 된다. 초대 연구원장엔 김승배 회장이, 이사장엔 협회 명예회장인 문주현 회장이 선임됐다.

    연구원은 △민관협력형 개발모델 연구 △개발금융·사업성 분석 △데이터 기반 시장 모니터링 △국제협력 연구 네트워크 구축 등 실질적이고 현장 중심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나아가 학계·공공기관·민간개발사 간 정보 공유를 통해 '공공성 높은 개발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한모 사업단장은 "지난 반년의 준비과정 자체가 업계 저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이번 20주년 행사는 국내 디벨로퍼 산업이 또다른 20년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승배 회장은 "지난 20년간 디벨로퍼 산업은 제도 정착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쉼없이 변화해왔다"며 "이제는 전문성과 책임성을 더욱 강화해 국민 신뢰를 얻고 산업의 미래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와 연구기반 정책 제안, 투명하고 견실한 사업환경 조성, 차세대 K-디벨로퍼 육성을 통해 개발산업의 다음 20년을 탄탄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2005년 부동산 개발업계 건전한 성장과 권익 증진을 목표로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법정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