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누진제·주 35시간 도입 등 센 공약 남발과거 투쟁 과정서 실형받은 대표적 '강성' 인물내년 현대차 임단협 과정서 노사 갈등 불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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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 노조 제11대 지부장에 당선된 이종철 후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새 지부장에 '강성'으로 꼽히는 이종철 후보가 당선되면서 완성차 업계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주 35시간제, 퇴직금 누진제, 공장 소재지 출신에 신규 채용 가산점 도입 등 경영계가 반발할 만한 공약을 내세우면서 올해도 파업 위기 등 상당한 진통을 겪은 현대차는 벌써부터 내년 임단협을 걱정하는 모습이다.관세 전쟁이 한창이고, 바이두를 위시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노조가 근로 시간은 줄이고 돈을 더 많이 받겠다는 주장을 꺼내면서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0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제11대 임원 선거 결선 투표 개표 결과, 기호 2번 이종철 후보가 1만 7879표(54.58%)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 신임 지부장과 결선 투표에서 맞붙은 기호 3번 임부규 후보는 1만4228표(43.44%)를 얻었다.'금속연대' 소속인 이 지부장은 지난 1996년 현대차에 입사해 노조 대의원, 울산4공장 사업부 대표, 단체교섭 위원, 울산지방노동위원회 노동자 위원을 거쳤다. 지부장 선거에는 처음 출마했다.이번 선거에서 현장 권력 복원을 통한 '강한 노조' 구축과 노조 내부 혁신을 앞세운 이 지부장은 '강성'이란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08년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과 관련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이 지부장은 특히 이번 선거에서 퇴직금 누진제 도입, 상여금 800% 쟁취, 주 35시간제 도입, 신규 채용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주목을 받았다.퇴직금 누진제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퇴직금 지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근속연수 5년 이상~10년 미만일 시 2개월 치 ▲10년 이상~15년 미만일 시 3개월 치 ▲15년 이상~20년 미만일 시 5개월 치 ▲20년 이상 시 7개월 치 누진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약속했다.예컨대 평균임금이 1000만 원일 경우 30년을 근속했다면 일반적인 퇴직금은 3억 원이지만, 이 누진제를 적용하면 7000만 원을 더 지급 받아 총퇴직금은 3억7000만 원이 된다.그는 또한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통상임금 산입 범위 확대, 상여금 800% 쟁취 등도 임금과 관련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업계는 특히 주 35시간제 도입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 지부장은 현재 주 40시간인 근무 시간을 연구·일반직과 전주공장부터 내년에 주 35시간으로 줄인다는 계획으로, 단계적으로 다른 공장까지 넓힌다는 방침이다.사실상 연구·일반직은 주 4.5일제를 도입하고, 기술직(생산직)은 매일 근무 시간을 1시간씩 줄이는 것이다.주 4.5일제, 주 35시간제 등의 문제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경영계의 중론이다.실제 올해도 임단협 과정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주 4.5일제, 주 4일제를 내세웠으나, 노사 관계 악화는 물론 우리 기업이 중국 등 주요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조 측이 한발 물러선 바 있다.이 지부장은 고용 안정을 위해 전동화·자동화 공장과 해외 공장 운영에 노조 개입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친환경차 국내 우선 생산 협약 등도 끌어내겠다고 공약했다.또 정년퇴직 인원에 비례해 신규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울산·전주·아산·남양 기술직 신규 채용 시 해당 지역 출신자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방침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신임 지부장이 내놓은 공약은 회사 측과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것들"이라며 "내년에도 현대차는 물론 완성차 업체들의 노사 임단협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