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담배업계 결산으로 살펴본 10대 뉴스주요 주류제조사 실적 악화 이어져 … 수출로 활로37년 만에 바뀐 담배 정의 … '담배사업법' 개정 큰 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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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주류업계는 내수 시장 위축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이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담배업계는 해묵은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담배사업법 개정을 통한 새로운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움텄다. 올 한해 업계를 달궜던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 주류업계 실적 침체 … “술을 안 마신다”

    국내 주류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주요 제조사 실적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이트진로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영업이익도 1816억원으로 2.8%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칠성음료 3분기 매출은 3조768억원으로 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0.2% 신장하는데 그친 179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류부문 매출은 5753억원으로 7.4%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소맥’을 마시던 주류 문화가 줄어들고 문화회식 등 술자리가 줄어든 영향이 커지며 수요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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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칠성음료, 75년 만에 사상 첫 희망퇴직

    사회 전반의 문화가 바뀌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980년 이전 출생자 중 2015년 이전에 입사한 직원이 대상이다. 위로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10~14년차 직원은 기준 급여의 20개월분, 15년 이상 근속자는 24개월분이 각각 지급된다.

    희망퇴직은 회사가 장기간 유지해온 인력 구조를 재정비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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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류업계 가격 인상 잇따라 … 편의점서 가격 최대 11% 올라

    계엄 정국에서부터 대통령 탄핵, 대선 등 정국이 혼란한 사이 주류업계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악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오비맥주는 올해 4월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2.9% 올렸다. 이에 따라 편의점 등 주요 소비처에서 가격은 최대 11% 올랐다.

    편의점 기준 카스 캔 355㎖ 제품은 2250원에서 2500원으로 11% 인상되며, 카스 병 500㎖ 제품은 2400원에서 2500원으로 4.1% 올랐다. 카스 병 640㎖는 2950원에서 3100원으로 5% 인상됐다.

    하이트진로 역시 출고가를 2.7%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편의점 가격은 최대 11.1% 올랐다. 테라캔(355㎖)은 2250원에서 2500원으로 11.1% 인상됐다. 테라병(500㎖)은 2400원에서 2500원으로 4.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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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류사업 규제 걷어내는 정부 … 진입장벽 낮춘다

    정부가 주류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저해하거나 혁신성장을 제약해온 규제 22건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해 적용할 예정이다.

    먼저 일반음식점과 주점, 소매점에 중류를 공급하는 종합주류도매업에 대한 신규 먼허 발급을 확대한다.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면허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신규 면허 뿐 아니라 전체 면허수가 줄어들며 시장경쟁이 약화돼왔다. 이에 허용범위 산식을 변경해 발급을 확대한다.

    소주제조사의 주정 직거래 허용량도 확대한다. 현재 주류제조사와 주정제조사간 직거래는 물량은 주정판매량의 2% 수준인 연간 3만 드럼에 제한됐다. 이 제한을 최대 4~6만드럼으로 확대해 주정 구입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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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액상형 전자담배 담배사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담배’의 정의 안에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합성니코틴은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세금과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고문구 표시나 광고·온라인 판매 제한 등의 규제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흡연 경로로 지적을 받아왔다.

    합성니코틴 규제 논의는 2016년부터 시작됐지만 9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에서 합성니코틴의 유해 물질이 상당하다는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입법 논의가 다시 본격화했다.

    합성니코틴이 담배로 분류되면 기존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1988년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37년 만에 담배의 정의가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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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리더십’ 하이트진로, 14년 만에 대표 교체

    하이트진로가 14년 만에 대표를 교체하며 조직 쇄신에 나선다. 국내 시장에서의 어려움과 해외 사업 확대 등 산적한 숙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12월 8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규 수장으로 장인섭 관리 부문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규 대표이사에 임명했다.

    내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업 현황에 따라 국내 시장의 위축은 하이트진로의 위기다. 장 신임 대표는 정체된 국내 주류시장 상황을 극복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시장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적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3분기 누계 수출액은 19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898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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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G, 스웨덴 니코틴 파우치 업체 인수

    KT&G가 글로벌 기업 알트리아와 스웨덴의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를 인수한다.

    알트리아와 공동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스웨덴에 SPC(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며 KT&G는 지분 51%, 알트리아는 49%를 보유하게 된다.

    니코틴 파우치는 연기가 나지 않는 무연 담배의 하나다. 파우치 형태에 담아 입술이나 잇몸에 끼워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스누스’로 불린다.

    KT&G는 이를 통해 2026년부터 북유럽 5개국 뿐만 아니라 서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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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 잎담배값 고공행진 … 담배업계 고민

    글로벌 잎담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요 담배제조사들의 고민이 커지고있다. 원재료 비중이 높은 데다,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KT&G의 잎담배 수입액은 ㎏ 당 1만777원을 기록했다. 국내산 수매 가격은 1만837원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불과 4년 전인 2021년 잎담배 수입 가격은 5558원으로 그해 국산 수매 가격(9814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4년 사이 수입 잎담배 가격이 두 배로 뛴 것이다.

    외산엽 비중이 84%에 이르는 KT&G를 비롯해, 대부분을 수입산에 의존하는 BAT로스만스, 한국필립모리스 등도 높아지는 수입 잎담배 가격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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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G, 행동주의 사모펀드 대결서 승리 

    KT&G가 행동주의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의 ‘경영권 흔들기’에 사실상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올해 1월 KT&G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KT&G는 최대 쟁점이었던 대표이사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KT&G는 이같은 투표 방식이 오히려 주주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대표이사에 한해 찬반 투표를 하는 안건을 내놨다.

    반면 FCP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 등은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주총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