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엑셀 수출로 미국 시장 첫발 내딛어10년·10만 마일 워런티 … 품질 이슈 돌파올해 90만대 판매 … 3년 연속 최다 판매량관세 및 전기차·SDV 경쟁 등은 해결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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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내년 미국 진출 40주년을 현대차그룹이 한미 관세 문제 해결, 전기차·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준비할 전망이다.2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진출 첫해 16만 대를 판매했다. 이듬해에는 26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위기도 있었다. 초기에는 품질 관리 미흡과 정비 네트워크 부족 등이 겹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기도 했다. 이후 정몽구 명예회장이 품질·안전·성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품질 경영’에 집중했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 만족을 목표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특히 1999년 도입한 '10년·10만 마일 보증수리(워런티)'는 품질 이슈에 정면 대응한 대표적 애프터서비스(AS) 전략으로 꼽힌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미국 내 주요 평가에서 수상과 호평을 이어가며 품질과 판매량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 안전 평가에서 총 21개 차종이 TSP+ 및 TSP 등급을 획득해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J.D파워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글로벌 17개 자동차그룹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기준으로 적극 활용하고,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들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가 안전과 품질에 대한 타협 없는 의지를 증명했다는 평가다.수상 실적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선정됐다. 미국 유력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 등 3대 경영진을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판매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89만6000여 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환경에서도 차량 가격 인상은 최소화하는 대신,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 믹스 조정 등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이 눈에 띈다.생산 기반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최첨단 제조 혁신 거점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고 미국 생산 120만 대 체제 구축에 착수했다. 2028년까지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지난 10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라는 악재가 불거졌지만,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선택지를 넓히며 위기 대응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과제도 남아있다. 한미 간 협상 타결 이후에도 남아 있는 15% 관세, 테슬라와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공세 심화와 보조금 종료, 자율주행을 포함한 SDV 경쟁 등은 현대차가 안고 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교두보"라며 "당장 직면한 위기를 딛고 더 큰 도약을 이뤄낼지는 내년도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