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브로드컴·MS·메타·구글과 잇단 만남장기 공급 넘어 "설계 단계부터 함께" 협력 프레임
  •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왼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왼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번 미국 출장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얼마나 더 파느냐’보다 ‘차세대 AI(인공지능) 칩을 설계하는 테이블에 얼마나 먼저 앉느냐’에 방점이 찍혔다. 

    13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시작으로 6일 브로드컴 혹 탄 CEO, 10일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 및 메타 마크 저커버그 CEO, 11일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를 각각 미국에서 만나 AI 메모리 공급·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회동의 공통 키워드는 ‘장기 공급’과 ‘설계 단계 협업’이다. HBM이 AI 가속기의 병목 부품으로 굳어지면서, 고객사는 단순 구매가 아니라 로드맵·인증·패키징까지 묶은 동시 최적화를 요구하는 흐름이 강해졌다. 이번 행보는 그 요구에 맞춰 “칩 설계부터 메모리를 함께 넣는 구조”를 선점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브로드컴 회동은 ‘차세대 AI 칩 아키텍처와 메모리 통합’이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SK 측은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가속기·네트워킹 솔루션과 SK하이닉스 HBM을 함께 최적화하는 방향, 그리고 브로드컴의 AI 칩 설계 단계부터 SK 메모리 기술이 선제 반영되도록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 ▲ 혹 탄 브로드컴 CEO(왼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 혹 탄 브로드컴 CEO(왼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이 대목은 ‘공급 계약’ 자체보다 영향력이 크다. 칩 설계 초기에 메모리가 들어가면, 이후 세대(예: HBM4·HBM4E·커스텀 HBM)로 넘어갈수록 규격·패키징·검증의 기준점이 사실상 고정된다. 후발사가 끼어들 여지가 줄어드는 구조다. 다만 이번 공개 내용에는 물량·단가·투자 규모가 제시되지 않아, 실질 성과는 후속 제품 채택과 장기 발주 형태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 회동은 협력 범위를 HBM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솔루션으로 넓히는 프레임이 강조됐다. SK 측은 MS의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 200(MAIA 200)’을 둘러싼 협력 현황과 비전을 공유했고, HBM 장기 공급을 토대로 다양한 AI 반도체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오른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오른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메타 회동에서는 메타의 AI 가속기 프로젝트(MTIA) 로드맵과 물량 계획을 공유하고, HBM의 적기·안정 공급을 전제로 HBM4·HBM4E 이후 세대까지 기술 방향을 조기 확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구글 회동 역시 “AI 데이터센터 병목이 메모리 확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장기 수급 안정화와 더불어 TPU(텐서처리장치) 아키텍처 로드맵에 맞춘 커스텀 HBM 공동 설계, HBM4 기반 TPU 협력 확대가 언급됐다.

    엔비디아와의 만남은 ‘공급 관계를 넘어 제품 기획 단계 협력’으로 파트너십이 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