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환비율은 합격… ‘사용 가능성’ 두고 또 제동통합항공사 출범 전 소비자 권익 확실히 쥐고 간다는 의지22일까지 3차안 제출… 2020년 11월 이후 5년째 심의
  • ▲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에서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에서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에서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전환비율 자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들이 실제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 보장 방안이 부족하다며 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통합항공사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공정위가 소비자 권익을 우선시 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대한항공이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안 심의 과정에서 보너스 좌석과 좌석승급 서비스의 공급 관리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환비율이나 관리 원칙은 일정 수준 정리됐지만, 성수기나 인기 노선 등 소비자 수요가 집중되는 시점에도 마일리지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형식적인 통합이 아니라, 소비자 체감 기준에서 실효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심사의 핵심은 '언제 쓸 수 있느냐'에 달렸다. 마일리지가 있어도 보너스 항공권이나 승급 좌석이 풀리지 않으면 사실상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공정위는 마일리지 좌석 공급을 통합안의 본질로 보고 있다. 연간 총량이나 원칙적 확대 방침만으로는 부족하고, 노선·시기·좌석 등급별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공급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통합 이후 시장 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국내 항공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크게 바꾸는 사안으로, 가격과 서비스 전반에서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정위는 마일리지를 사실상의 가격 보완 장치로 보고, 이 영역에서만큼은 소비자 보호를 분명히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보너스 좌석과 좌석승급 공급 관리가 통합안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3차 방안에서 노선별 또는 시기별 보너스 좌석 최소 물량, 일정 기간 승급 좌석 비율 유지 등 보다 정량적인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확대 약속이 아니라, 관리 방식과 범위를 명확히 못 박아야 공정위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합 일정과 맞물린 시간표도 부담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22일까지 공정위에 3차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2020년 11월 기업결합 신고 이후 마일리지 문제를 둘러싼 심의가 5년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보완안이 사실상 마지막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 보완 요구가 이어질 경우 통합 일정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를 사실상 '통합의 해'로 삼고 아시아나항공과 보폭을 좁혀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조직, 시설을 통합 배치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늘리고 있다. 양사 승무원들은 올 들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비행준비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아시아나의 중앙매표소는 최근 마포 공덕동에서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으로 이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 통합을 위한 준비가 아닌 통합과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어 적응하는 기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 몸과 같이 움직이다가, 통합 시점부터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