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임원인사서 계열사 사장단 유임최근 유가족, 항철위 공청회 개최에 반발사고 여파로 올해 분기별 수백억원 규모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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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최근 애경그룹 인사에서 유임이 결정됐다.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사고 수습과 유가족과의 소통, 대규모 적자 극복이라는 난제(難題)가 주어진 것.2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난달 24일 2026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전무·상무 승진, 상무보 신규 선임만 이뤄지면서 김 대표 등 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유임됐다.애경그룹은 “사장단 유임으로 재무구조개선 등 그룹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면서 재도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이번 인사 방침을 설명했다.김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올해 초부터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여객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 유임의 요인으로 풀이된다.사고 수습 마무리와 함께 유가족 반발을 해소하는 것도 김 대표에게 놓여진 핵심 과제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오는 4~5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사고조사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이에 유가족들은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항철위의 중간보고와 졸속 공청회 강행 시도를 중단하고, 진상 규명과 피해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달 1일부터 용산 대통령실앞에서 삭발식, 밤샘 농성 등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앞서 김 대표는 지난 10월 2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사고 조사 과정에서 유가족과 충분히 소통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유가족과 본격적인 소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항공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조기 사임을 했다면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며 “유가족들과 소통하면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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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항공은 기단 현대화, 노선 확대로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것도 김 대표에게 주어진 큰 미션이다. 제주항공은 2022년 1775억원 영업손실에서 2023년 16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그러나 2024년에는 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0% 감소했으며 올해는 1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사고 여파와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326억원, 2분기 419억원, 3분기 550억원 등 분기마다 수백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LCC(저비용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항공업황이 악화되면서 제주항공이 반등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턴어라운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내년에 진에어 중심의 통합 LCC가 탄생하면서 제주항공이 LCC 1위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위협 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한편, 김 대표는 기단 확대와 노선 다변화 등으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31일 B737-8 8호기를 구매 도입했다. 올해 계획한 6대의 B737-8 도입을 완료하면서 기단 현대화를 통한 체질 개선과 운항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이번 8호기 도입으로 제주항공은 총 44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게 됐으며, 이 중 차세대 항공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늘었다.또한 제주항공은 중국 단체 여행객 대상 무비자 입국 등을 감안해 중국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부산~상하이 노선, 10월에는 인천~구이린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LCC 중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부산~푸꾸옥 신규 취항, 인천~오사카 노선 증편 등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노선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제주항공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