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에 희토류 수출 금지 시사 …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탓李 대통령 방중 기간 조치 … 韓 희토류 대중 의존도 90% 육박외교적 균형 필수적 … "공급처 다변화, 공급망 지도 구축해야"
  •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시 주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뉴시스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시 주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해당 발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 기간에 이뤄지면서 한국 외교에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동시에 희토류를 비롯한 주요 공급망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희토류를 직접 명시하지 않았지만, 일본에 대한 관련 수출 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이중용도(민간·군사 겸용) 물자의 수출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관영 언론을 통해 희토류 수출 금지를 시사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아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무기로 대일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과거에도 외교 갈등이 있을 때마다 희토류를 전략 카드로 활용해 왔다. 지난해 중국이 희토류 자석 수출을 통제하자 미국 포드자동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당시에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일본은 하루 만에 나포했던 중국인 선장을 석방한 바 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은 이러한 조치의 배경이다. 희토류는 전투기, 전기차 모터,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일본 역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70%를 넘어 '급소'로 불려왔다. 중국의 수출 통제가 석 달간 이어질 경우 일본 산업계에 6600억 엔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조치가 일본을 겨냥했지만, 한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재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발표됐고, 한국의 희토류 원재료 대중 의존도가 90%에 달한다는 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국과의 우호를 강조하면서도 한·일 관계를 '갈라치기'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이 제3국을 통한 일본행 우회 수출까지 제재하는 '2차 제재' 방침을 내놓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해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 대통령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우리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밝힌 것은 외교적 운신의 폭이 점차 좁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한·일 협력을 병행해 외교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교적 노력과는 별개로 경제 안보 차원의 대비책도 시급하다. 한국은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절대의존 품목' 가운데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전기차에 필수적인 영구자석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며, 차세대 전력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은 세계 생산량의 98%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은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진다. 산업통상부도 이날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 폼묵 수출통제 강화 조치가 국내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변화, 비축 확대, 동맹국과의 광물 협력 등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당장은 아니겠지만 외교 문제에 따라 언제든 중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공급망 지도를 구축해 세밀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