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역성장 이후 추경 가능성 제기돼 한은, 고환율·가계부채 족쇄에 금리 인하 어려워李, 2027년까지 확장 재정 필요성 등 지속 언급지방선거 앞두고 3~5월 추경 가능성에 무게 전문가 "정치적 목적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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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의 경고등이 켜지자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과 1900조원대 가계부채로 인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카드가 사실상 봉인된 상황에서 결국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지는 '봄 추경' 가능성을 두고 경기 활성화라는 명분 뒤에 선거를 의식한 표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이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서 "앞으로 추경을 편성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추경 예산 편성 가능성을 공식화하더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엄청난 규모로 몇 조 원, 몇십 조 원씩 적자국채 발행해서 추경하는 것은 안 한다"고 일축했다.국무회의서 추경 언급이 나오자 채권시장은 즉각 반영했다. 국무회의 발언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3.191%)와 5년물(3.472%), 10년물(3.653%), 20년물(3.599%), 30년물(3.494%) 모두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며 요동쳤다. 이후 청와대는 추가 편성을 검토한 적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경계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국내외 투자은행 등도 잇따라 '봄 추경'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환율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대응 수단은 재정 정책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2027년까지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재원은 적자국채가 아닌 초과 세수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이르면 3월에 10조원 규모의 새로운 재정 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화예술분야를 포함한 여러 부문에 대한 지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이어 "재정정책 측면에서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추가 부양책 규모는 GDP의 약 0.4%에 해당하며 향후 4개 분기 동안 경제 성장률을 약 0.07~0.15%포인트(P)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국내 증권사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는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시사와 이번 GDP 역성장을 감안했을 때, 3-5월 중 20조원 내외의 추가경정예산 및 10조원 내외의 2025년 불용예산 활용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상했다.아울러 "추경의 경우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및 소득세 초과 세수로 대부분 세원 여유로 충당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법인세에서만 지난해 대비 30조원 가량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며, 이에 20조원 내외의 추경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대부분 세원 여유로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봤다.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통령의 지속적인 추경 언급을 고려하면 올해도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집권 여당의 의지만 있다면 내수 부진, 관세 리스크 등 각종 우려를 근거로 추경을 편성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이를 두고 재정 정책 컨트롤타워 공백이 조기 추가 편성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다만 시장의 시각은 장관이 공석인 상황이더라도 추경 편성에 결정적인 제약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우세하다. 장관 인선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낮고 통상적 절차를 고려하면 3월 안에 새 장관이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특히 6월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을 앞두고 표심이 요동칠 3~5월에 추경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 연구원도 추경 시기로 5~6월을 예상했다. 그는 "2006년 이후 초과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한 사례는 정부 제출일 기준 2016년 7월, 2017년 6월, 2021년 7월, 2022년 5월로 가장 이른 시기가 5월이었다"며 "추경 규모는 GDP 대비 0.5%인 14조원으로 예상하며 재원의 3분의 2 이상은 초과세수로 충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증가로 상당한 규모의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며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4월 중 추경 추진과 국회 통과가 이뤄지고, 2분기 말 집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신호가 올때마다 관행처럼 추경을 꺼내들고 선거 일정에 맞물려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미래 세대의 몫을 정치적 필요에 의해 미리 당겨 쓰는 무책임한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예산은 사상 첫 700조원대 슈퍼예산인만큼 추경을 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추경을 강행하면 적자율을 끌어올리고 국가 채무 부담을 가중시킬 뿐으로, 추경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운용돼야 하며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