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사용자성 검증 시험대 … 시행 첫날 5곳 창구단일화 개시교섭단위 분리 31곳서 신청 … "'눈치 싸움' 이후 더 많아질 것"구체적 기준 여전히 '미흡' … 법정 공방 따른 기업 리스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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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가 공고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문' ⓒ연합뉴스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 시행 첫날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가운데 31개소에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향후 하청기업 개별교섭 요구 확대 기류가 감지되면서 기업들의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고용노동부는 11일 노란봉투법 첫 시행일 기준 원청사업장에 대한 교섭요구를 한 하청노조의 규모가 8만1600명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노조별로 보면 민주노총에서 하청 노조 등 407개가 원청 221곳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청했다. 이 중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지엠 등 원청 16개소에 하청 지부·지회 36개가 교섭을 요구했다.건설산업연맹 노조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90곳에 교섭을 요구했고 연세대, 고려대, 각종 콜센터 등에 공공운수 노조가, 생활폐기물 민간위탁 등 지자체 사업소에 민주일반연맹이, 우정사업본부, CJ대한통운, 백화점·면세점 등에 서비스연맹이 교섭을 요청했다.한국노총에선 포스코, 쿠팡CLS,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원청 9개소에 하청 노조 42개가 교섭을 요구했다. 미가맹 하청 노조 3곳도 원청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 포스코, 쿠팡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등 총 5곳이 교섭 의사를 가지고 법적 절차에 따라 교섭 요구 당일에 즉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면서 교섭 절차(창구단일화)를 개시했다.이처럼 기존에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면 직접 교섭이 어려웠지만, 개정법 시행으로 원청인 대기업이 하청업체 근로조건에 개입할 수 있다는 조건 하에 해당 업체 노조가 원청 대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경영계에선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특히 이 날 하루동안 하청노조에서 노동위원회에 총 31건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개별교섭 부담이 현실화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먼저 판단하고, 현장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분리 여부를 결정하겠단 입장이지만, 기업으로선 하청노조가 법 시행 초부터 분리 신청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 자체가 행정력 부담으로 작용한다.향후 하청 노조의 개별교섭 요구가 더 많아질 거란 전망도 기업으로선 악재다. 한 철도노조 관계자는 "시행 첫날엔 생각보다 하청노조의 개별교섭 요구가 많지 않았다"며 "다들 처음 마주하는 상황이다 보니 일종의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 앞으로 개별교섭 요구가 더 많아질 거 같다"고 말했다.더구나 정부가 법 시행에 앞서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현장에서 적용될 구체적 기준은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평가가 많다. 사용자 범위의 판단 기준이나 원청과 하청 간 교섭 책임 범위, 사용자성 등은 실제 사례와 중노위, 법원의 판례가 축적되기 전까지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이 때문에 시행 초기에는 노사 간 해석 차이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선 교섭 확대에 따른 행정력 낭비, 파업과 사법 리스크 등이 해외 투자자의 투자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경영계에서 정부와 중노위가 원청의 사용자성과 개별교섭 여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경영계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일부 노조의 그릇된 행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올바른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