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6 현장서 LG엔솔 VS 삼성SDI 특허 설전중국의 인해전술식 특허 출원에 대한 국가적 대책 필요이한선 LG엔솔 전무"특허 없는 R&D는 국가 자산 무상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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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나이
11일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현장이 K-배터리 핵심 기업 간의 특허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대표 기업들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두고 "후발주자들은 수업료를 내라", "특허침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날 선 공방을 벌였다.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 기업끼리 특허 설전을 벌이는 사이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의 맹렬한 특허 출원와 물량 공세에 대응에 대한 공동 방패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현재 중국의 지식재산권(IP) 공세는 이른바 인해전술 수준이다. 지난달 한국 지식재산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전고체 배터리 특허 출원 연평균 증가율은 33.6%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특허 분석기관 노우메이드 집계 결과 최근 단일 분기에만 1200건 이상의 신규 특허를 쏟아내고 있다. 또한 중국 대표 배터리기업 CATL은 고온 안정성 문제를 해결한 핵심 국제 특허를 공개하는 등 양적, 질적 측면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중국 정부는 2025년 5월부터 시행된 '국무원의 해외 지식재산권 분쟁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중국 정부 기관은 해외 IP 분쟁에 대응하는 자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 세계 100여 곳에 해외 IP 분쟁 대응 플랫폼을 설치해 자국 기업의 특허 소송을 국가가 직접 막아주는 한편, 정부 주도로 CATL, BYD 등 주요 기업과 대학을 묶어 거대한 '특허 풀(POOL)'을 조성하는 등 글로벌 기술 장벽 치기에 돌입해 있다.다만, 중국의 거대한 특허 물량 공세 이면도 존재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특허 침해와 핵심 기술 도용이 잇따라 적발되며 현지 법원으로부터 판매 금지 및 제품 전량 폐기라는 철퇴를 맞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중국은 CNIPA 통계 기준 53.3%에 달하는 특허 산업화율을 내세우며 장벽을 치고 있지만, 실질적인 원천 기술 부족을 무단 기술 침해로 덮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우리 배터리 업계의 철저한 지식재산권 방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우리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양극재 업체 롱바이를 상대로 한 특허 침해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유럽에서 BYD 등을 상대로 대규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막대한 국가 자본과 생태계를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개별 기업이 각개전투로 맞서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다. -
- ▲ '이차전지 지식재산 컨퍼런스'서 발표 중인 이한선 LG엔솔 전무.ⓒ김수한기자
인터배터리 현장서 전한 K-배터리의 척박한 IP 현실인터배터리 2026 행사장에서 열린 '이차전지 지식재산 컨퍼런스'에서는 K-배터리의 척박한 IP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이 나왔다. 발표에 나선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한국 배터리 업계가 처한 위기를 꼬집었다.이 전무는 먼저 중국 특허의 질적 한계를 언급하며 "어떤 발명자가 1년 365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매일 특허를 출원하는 걸로 보아 아직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중국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고, 특히 대학과 국공립 연구소의 특허 출원량을 떼어놓고 보면 중국의 압도적인 출원량에 우리가 뒤쳐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특히 그는 국내 연구 현장의 척박한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전무는 "출연연이 지금 돈이 없어서 해외 출원을 못 하고 있다"며 "전부 극소수만 해외로 나가고 거의 대부분은 국내만 출원을 하시는데, 그마저도 많은 연구 결과 중 일부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가 R&D 체계가 서둘러 'IP R&D' 체계로 도입되어야 할 심각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이 전무는 "중국 업체를 만나보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뽑은 엔지니어들이 단기간에 개발해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왜 LG엔솔이 자꾸 옛날 특허 문제를 삼느냐며 버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특허라는 게 기술 화석"이라며 "본인들이 시장에서 엔지니어를 뽑았지만, 결국 그 엔지니어가 엔솔이 공개한 특허 내용을 학습해서 시장에서 베네핏을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LG의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특허를 가져가 활용하는 미국 회사가 유럽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고, 소재 업계 역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특허 풀 소송이 진행 중이며, 이러한 소송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이 전무는 K-배터리의 생존을 위해 개별 기업의 각개전투를 넘어선 국가 차원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이제는 K-배터리가 IP R&D를 통해 특허 경쟁력을 확충하지 않으면 산업 자체의 존립이 위험해진다"며 "배터리 산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업뿐만 아니라 국공립연구소와 대학에서도 IP R&D를 국가적으로 빨리 도입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그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외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지식재산 강국 위상에 걸맞은 심사 인력 확충 등 'PRO-PATENT(특허 보호)' 중심의 국가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나서서 거대한 중국의 특허 포위망을 뚫을 골든타임을 잡을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