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만 전역 선박·항만·유전시설 동시다발 위협유조선 2척·외국선박 4척 피격…외국인 승조원 1명 사망 카타르 RLP저장설비 공사현장 페르시아 만과 맞닿아
-
- ▲ 라스라판 산업단지 위치도. ⓒ 삼성E&A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 양상으로 번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페르시아만 전역이 사실상 직접 위협권에 들어섰다. 페르시아 만 일대는 이라크 바스라 항구, 오만 살랄라 항구, 이라크 남부 유전까지 공격 범위가 넓어지며 해상 물류와 에너지 시설 전반이 위험한 상황이다.이 같은 현지 정세에도 삼성E&A는 현지 인력 가족의 선제 귀국 조치와 실질적 보호 방안, 현장 상주 인원 규모 등 핵심 정보에 대한 대외적 언급을 자제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기관리 체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대응 기준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1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항구에 정박 중이던 해외 유조선 2척이 피격돼 화재가 발생하면서 승무원 25명이 구조됐지만 외국인 승조원 1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도 외국 선박 4척이 추가 공격을 받았고 오만의 대형 연료 저장 탱크와 이라크 남부 마눈 유전까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사실상 페르시아 만 전역의 선박·항만·유전 시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위협받으며 원유 수송 차질과 글로벌 물류 불안이 현실화하는 심각한 국면으로 번진 모습이다.특히 카타르 라스라판 시설을 겨냥한 공격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중단과 불가항력 선언까지 이어지면서 현지 플랜트 사업을 수행 중인 국내 건설사들의 위기관리 체계도 시험대에 올랐다.실제 카타르발 충격은 이미 산업 현장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카타르는 이달 초 라스라판 LNG 시설 가동을 멈추고 수출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이후 주요 거래 주체들도 연쇄적으로 불가항력 통보에 나섰고 정상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삼성E&A가 수행 중인 카타르 라스라판 석유화학의 'RLP 에틸렌 저장설비' 사업도 이런 긴장 한복판에 놓여 있다. 삼성E&A는 2024년 11월 기존 '카타르 RLP 에틸렌' 프로젝트와 연계해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사업지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라스라판 산업단지내 위치해 있으며 라스라판 산단은 페르시아 만과 맞닿아 있다.삼성E&A는 현재까지 직접 피해는 없고 현장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라는 입장이다.삼성E&A 관계자는 "매일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큰 변화나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며 "현재 인력 철수 계획은 없으며 향후 상황에 따라 발주처 및 외교부 등 관계 당국과 협의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다만 현장 내 한국인 직원 상주 인원에 대해서는 "인력 부분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현지 체류 가족들의 귀국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해외건설협회도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현장 실태는 외부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 11일 유조선 공격 이후 현재까지 우리 건설업체들로부터 접수된 현지 불안 사항이나 특이 동향은 없다"며 "비상대응 대책반을 구축해 24시간 보고 체계를 가동하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사태 초기에는 희망자에 한해 현지 가족들을 우선 귀국시킨 바 있고 이후 상황에 따라 비필수 인력 등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킨 사례도 있다"며 "현재는 외교부의 여행경보 상향 여부에 따라 각 건설사가 수립한 매뉴얼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협회 역시 삼성E&A를 비롯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인력 규모와 안전 현황을 지속적으로 취합하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인 상주 인원이나 철수 가이드라인 등 공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삼성E&A를 비롯해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인력 규모와 안전 현황을 지속적으로 취합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상주 인원이나 철수 가이드라인 등은 기업의 보안 및 대외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공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현장의 위험은 갈수록 고조되는데 기업과 협회 모두 정보 공개에는 인색해 정작 국민은 현장 실태를 제대로 알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업계 관계자는 "실제 생산시설 차질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특이사항 없다'는 식의 대응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며 "공정 관리보다 인명 안전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더 분명하게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우려는 삼성E&A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LNG 관련 설비 사업을 수행중이고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 중동 각지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는 원론적 설명만으로는 현장 안전이 충분히 담보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 생산시설이 멈추고 불가항력 선언까지 나온 상황에서 현장 인력 보호와 철수 기준, 공정 지속 판단 원칙 등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