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45건 기록…2022년 12월 이후 최대대출 규제·세부담 압박…매도 대신 증여 선회증여인 70대 이상·수증인 30대 비중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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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아파트 등 집합건물 매물 상당수가 매매 시장 대신 증여로 선회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내 증여 건수는 3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경신하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절세형 대물림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의 증여 신청 건수는 총 1345건(등기 신청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384건을 기록했던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증여 급증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이 예고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당장 다음 달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는 데다,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도보다는 증여를 통한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비거주 1주택자 대상 추가 규제 역시 증여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증여 흐름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 증여는 5094건으로 2022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증여 건수(1345건)는 경기도(1251건)를 추월하며 수도권 증여 열기를 주도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강남권과 주요 학군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가 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81건) △노원구·마포구(각 80건) △서초구(77건) △양천구(68건) 순으로 서울 전역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세대 간 자산 이전의 가속화다. 증여인 연령대는 70대 이상이 631건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전월(390건) 대비 62% 급증했다. 수증인의 경우 30대가 419건으로 가장 많아, 가족 간 이전을 통한 주택 승계가 서울 주택시장의 주요 진입 경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40대 증여인 역시 전월 대비 85.7% 늘어나며 모든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러한 증여 행렬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하고 비거주 1주택자까지 압박하면서 시장의 퇴로가 사실상 차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도세 중과 재개와 보유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매도 대신 증여나 부담부증여를 택하는 자산가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다만 증여는 취득세와 증여세 등 상당한 세무 재원을 감당할 수 있는 계층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일반 매수 수요는 배제된 채 자산가 중심의 이전만 가속화되면서 시장 내 자산 불평등 구조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