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추경 국회 심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2차 추경 시사 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가채무 역대급 전망 속 우려 확산 통화량 증가시 원화 가치 하락·실질 구매력 하락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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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뉴데일리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가 시작되자 청와대와 예산 당국 수장이 나란히 '2차 추경'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그간 "추가 추경은 없다"고 선을 긋던 정부가 입장을 돌연 바꿔, 올해 첫 추경안을 제출한 지 엿새 만에 추가 재정 투입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지난해 두 차레 추경으로 나라빚이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2차 추경까지 현실화될 경우 재정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박홍근 기획예선처 장관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동사태에 따른 2차 추경 가능성에 대해 "상황이 정말 장기화되거나 심대한 타격이 추가적으로 있을 경우 재정 여력을 봐가면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원유값이 예상보다 더 폭등할 수도 있지 않냐. 그런 것들은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부분들"이라며 "(2차 추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렇게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2차 추경 편성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중동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지를 염두에 두고 추경안을 마련했는지에 대해 "3개월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중동사태가 정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추가 재정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이는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이 불과 10일 전인 지난달 27일 추경 백브리핑 당시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채 없이 추경을 이제 막 마무리하고 국회에 아직 내지도 않은 상황인데 2차 추경을 언급하는 것은 지금 시기에서는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2차 추경 가능성을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청와대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 5일 MBN '시사스페셜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상황이 더 장기화될 경우 이번 추경 외에도 하반기에 추가적인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앞으로 중동 상황이 몇 개월을 갈지 지금 모르는 상황이고, 종전과 함께 원유를 비롯한 공급망이 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 이후에도 최소 3개월에서 4개월 정도는 시간이 걸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추경안이 불가피하고, 또 추가 추경도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는 이번 추경의 불가피함을 강조한 것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2차 추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하지만 이미 재정 건전성 관리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3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46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영향이 컸다.올해도 재정지출 확대 영향으로 100조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국가채무 규모도 1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차 추경에 따른 올해 국가채무는 1412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본예산 1413조8000억원보다 1조원 줄어든 것으로, 국채발행 없이 초과세수로 충당하고 추경재원 중 1조원이 국채상환이 활용되기 때문이다.이번 추경에서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삼았지만, 2차 추경은 국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 경우 국가채무 규모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올해 본예산은 전년 대비 8.1% 늘어난 728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재정지출은 올해 예산안보다 5% 늘어나는데, 추경까지 포함한 지출에서 5%가 늘어난다고 감안하면 800조에 육박하게 돼 국가채무는 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중동사태가 장기화되면 경기침체와 세수 기반이 약화될 우려가 큰데도 대규모 재정 투입에 나서는 것은 '빚 내서 생색내기'란 비판이 나온다. 특히 통화량 증가 시 물가와 환율 상승으로 원화가치와 실질 구매력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재정 여건이 악화될 것이 예상될 때 지출 구조조정부터 검토하는 것이 상례"라며 "추경을 상시적 정책 수단처럼 남발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빚 폭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실제 이번 중동 사태 여파로 한국이 주요국 중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는 진단도 나왔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비전투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지수가 43년 역사상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원화가치가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에 달하고 이 중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중동 사태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경제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인 0.4%포인트(p) 하향 조정했고, 주요 IB들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으로 향후 경기가 꺾일 수 있는데 이후 세수가 감소하면 재정 운용에 부담이 커질수밖에 없다"며 "재정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여력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한만큼 세수가 늘었다고 해서 이를 바로 소진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이어 "세수가 부족해지면 적자 국채 발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1차 추경까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더라도 2차 추경을 벌써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