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2만개 오지급, 가격 9800만→8100만원 급락사고 인지·대응 각각 20분 지연 … 이상거래 차단 실패내부통제·이중확인 부재 … 거래소 구조적 취약성 노출
  • 한국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급격한 가격 변동과 운영 리스크를 막기 위해 주식시장과 같은 '서킷브레이커'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근 발생한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거래소 내부통제와 시장 안정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13일 '2025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지난 2월 6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단위 입력 오류로 약 62만원 상당이 아닌 비트코인 62만개(약 60조원 규모)가 잘못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일부 이용자가 이를 매도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거래소 내에서 9800만원 수준에서 8100만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투자자들의 투매와 자동매도, 담보대출 강제 청산까지 이어지며 시장 충격이 확대됐다.

    한은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단순 실수보다 내부통제 부재를 지목했다. 상급자 승인이나 감시 절차 없이 자산 지급이 가능했고, 내부 장부와 실제 블록체인 지갑 잔고를 하루 한 차례만 점검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고 인지까지 약 20분, 대응까지 추가로 20분이 소요되면서 이상 거래를 제때 차단하지 못했다.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 같은 허점은 거래소가 실제 보유 자산을 초과한 거래를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거래소 운영 전반에 걸친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 자산 지급 과정에서 입력 오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이중 확인 체계와 함께, 내부 장부와 블록체인 잔고를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격 급변 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경우 거래를 중단하는 장치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유사한 안정장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가계와 금융기관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과도한 차입 활용과 거래소의 여신 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이러한 규제 장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변수로 인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급등한 사례를 언급하며, 과도한 레버리지와 거래소의 여신 기능이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1만원까지 치솟거나 5000원대까지 급등하는 등 시장 왜곡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