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대출 규제에 계약 포기 속출 … 청약 흥행·실제 계약 온도차 확대서울·분당도 무순위 청약 반복 … "경쟁률보다 자금 여력 분양 성패 좌우"
-
-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DB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과 실제 계약률 간 간극이 확대되고 있다. 자금 조달 부담에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 당첨자가 늘면서 분양 성적을 단순 경쟁률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분당 등 선호 지역에서도 무순위 청약과 재공급이 반복되며 입지보다 자금 조달 여력이 분양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 가운데 1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정당계약 이후 잔여 물량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으로 다시 공급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실제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5.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지만 이후 잔여 물량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해당 단지 분양가는 전용 59㎡가 10억3400만~11억1300만원대, 전용 84㎡가 13억1600만~14억5400만원대로 책정됐다. 서울 역세권 신축이라는 입지에도 계약 단계에서는 가격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서울 노원구의 한 대단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에서 1414가구 모집에 2만1129건이 접수돼 평균 14.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당계약 이후 미계약 물량이 남으면서 558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재공급됐다.시장에서는 주변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와 중대형의 높은 가격대가 계약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12억8100만~14억1400만원, 전용 105㎡는 16억원대, 전용 112㎡는 18억원대로 책정됐다.분당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성남 분당구 한 아파트는 올해 1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1.3대 1 경쟁률을 보였지만 이후 일반분양 물량 84가구 중 50가구가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무순위 청약 대상에 포함됐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1억8000만원, 전용 78㎡도 20억원에 육박해 인근 시세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10.6대 1로, 본청약 당시와 비교하면 열기가 크게 낮아졌다.이처럼 청약 단계와 계약 단계의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단순한 금리 부담뿐 아니라 고분양가, 초기 자금조달 부담, 시세차익 기대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청약 접수 단계에서는 입지와 희소성을 고려해 수요가 유입되지만 계약 단계에서는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마련 가능 여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대출 규제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2025년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을 도입했다. 이는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동일한 소득 수준에서도 대출 가능 금액이 더 보수적으로 계산된다.또한 당국이 지난해 6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에 대해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으며 규제지역 경우 LTV(담보인정비율)가 40% 안팎으로 제한된다.결국 청약 경쟁률이 높더라도 실제 계약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당첨 이후 수요자들이 분양가 수준과 자기자본 투입 규모, 대출 가능 범위를 재검토한 결과로 보여진다.
이 과정에서 주변 시세 대비 가격 부담이 크거나 중도금·잔금 마련 부담이 높은 단지일수록 정당계약률이 낮게 나타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입지 요인만으로 계약률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업계에서는 이러한 계약 포기 물량이 무순위 청약과 재공급으로 이어지면서 분양사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초기 경쟁률이 높더라도 실제 계약률이 낮을 경우 잔여 물량 해소를 위한 추가 일정과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무순위 청약 성과까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분양가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1순위 경쟁률이 높으면 사실상 흥행으로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당첨 이후 실제 자금조달이 가능한지가 계약률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거나 중도금·잔금 부담이 큰 단지는 청약 결과와 정당계약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이탈 물량이 무순위 청약으로 반복되면 사업 주체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