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선도사업 개발비만 4조3000억 … 16개 지자체 사업 신청6개 지자체 내외 탈락할 듯 … "선정 여부 지역 표심에 큰 영향"尹정부 역점 사업 '걸림돌' … "현시점, 與 리스크 가질 이유 없어"
  • ▲ 경부선 용산역 지상철도 모습 ⓒ연합뉴스
    ▲ 경부선 용산역 지상철도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하려던 철도 지하화 사업의 청사진을 아직 내놓지 못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사업 당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 계획이 지역 표심을 좌우할 거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철도 지하화 대상 노선과 개발 방향을 담은 종합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발표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수개월째 늦춰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지자체 의견 수렴과 사업성 검토가 진행 중이란 설명이 전부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사업 예비 부지를 들여다보면서 의견을 들어보고 있다"며 "재원 조달 방식과 부동산 시장 여건 등 지자체에서 낸 자료를 검토하는 데도 시간이 꽤나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 지하화 발표 지연의 요인이 정치적 고려보다는 사업 완성도 때문이란 설명이다. 

    철도 지하화는 각 지역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를 지하로 넣고 상부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정부 주도 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서울, 대전, 안산 일대 1차 선도사업만 해도 총사업비가 약 4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선정 여부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현재까지 전국 16개 지자체가 사업 참여를 제안한 가운데 선정 지역이 10곳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정부가 발표 시점을 지선 이후로 늦추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철도 지하화는 지역 핵심 개발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선정이 안 될 경우 정치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부 내부에서도 종합계획 발표 시점을 지선 이후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지선을 앞두고 지하철 관련 사업을 발표하는 게 좋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현시점에선 연내 계획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이 윤석열 정부의 역점 사업이었다는 점도 정부가 신중론을 펼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거란 시각도 있다. 국토부는 재작년 4월 전국 약 540㎞에 달하는 노선의 개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 협의체'를 출범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같은 해 1월 여섯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철도지하화 정책의 후속 조치였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정부 당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제정되고, 민생토론회에서 거론되면서 사업 규모가 확장된 게 사실"이라며 "현 정부로선 지선을 앞두고 다수의 지역에서 우세한 상황에서 대형 사업 선정 여부를 공개해 리스크를 짊어질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