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송파 핵심 단지마다 수백대 1…청약 열기 속 자금 장벽 부각59㎡도 10억대 현금 필요…청년·신혼부부 가점·자금 '이중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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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
서울 강남권 분양시장이 '청약고시'로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첨 이후 대규모 자기자본이 필요한 현금 리그로 굳어져 가는 양상이다. 서초·송파구 핵심 입지 단지마다 수백대 1, 많게는 1000대 1 안팎 경쟁률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선 청약 당첨보다 이후 자금조달 능력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가가 20억원 안팎을 넘어 25억원을 웃도는 단지까지 등장하면서 강남 분양시장은 진입 문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분양 단지들은 높은 경쟁률과는 별개로 당첨 이후 자금 조달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는 43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3만540명이 몰려 평균 710.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도 230가구 모집에 5만4631명이 신청해 평균 237.53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실제 분양가 수준도 높았다. 오티에르 반포의 전용 59㎡ 분양가는 19억700만~20억4610만원, 전용 84㎡는 25억1500만~27억5650만원으로 책정됐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도 전용 59㎡가 19억2400만~21억3100만원, 전용 84㎡는 26억3700만~27억4900만원 수준에 공급됐다.이처럼 분양가가 20억원 안팎에서 많게는 27억원대에 이르면서 당첨 이후 자금조달 부담도 급격히 커졌다. 현행 금융 규제를 분양가 기준으로 단순 적용하면 이런 구조는 더 선명해진다.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기본적으로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되지만, 동시에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도 제한된다.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구간은 4억원, 25억원 초과 구간은 2억원으로 한도가 차등 적용된다. 분양가가 높을수록 LTV 비율보다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가 먼저 적용되는 구조다. 실제 대출 가능액은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에 따라 더 줄어들 수 있다.오티에르 반포 전용 59㎡는 규제지역 LTV 40%를 적용할 경우 7억6280만~8억1844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보이지만 실제 대출 한도는 4억원 수준에 그친다. 결국 당첨자가 계약을 완료하려면 최소 15억700만~16억4610만원 안팎의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전용 84㎡ 타입은 25억원 초과 구간에 해당해 대출 한도 2억원이 적용되므로 실제 필요 자기자본은 23억1500만~25억5650만원 수준까지 뛴다.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전용 59㎡는 실제 대출 가능액이 4억원 한도에 묶여 15억2400만~17억3100만원 안팎의 자기자본이 필요하고, 전용 84㎡는 25억원 초과 구간에 해당해 2억원 한도를 적용하면 24억3700만~25억4900만원 안팎의 현금이 뒷받침돼야 계약이 가능하다. 고분양가 단지일수록 청약 경쟁보다 이후 자금조달 능력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이달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는 30가구 모집에 3만2973명이 신청해 평균 1099.1대 1 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9월 1순위 청약을 받은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도 110가구 모집에 6만9476명이 몰려 평균 631.6대 1을 나타냈다.분양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자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아크로 드 서초 전용 59㎡ 분양가는 17억6212만~18억6490만원으로 현행 규제를 적용하면 실제 대출 한도는 4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당첨자가 마련해야 할 자기자본은 13억6212만~14억6490만원 안팎으로 계산된다.잠실 르엘 전용 59㎡는 분양가가 15억4770만~16억2790만원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대출 가능액은 4억원 수준에 머문다. 결국 11억4770만~12억2790만원 안팎 현금이 있어야 감당 가능한 셈이다. 강남권 분양시장에서 59㎡조차 더 이상 서민·중산층의 현실적인 진입 통로로 기능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당첨 가능성 측면에서도 청년층과 신혼부부에게는 불리한 형국이다. 현행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에 따라 점수가 산정된다. 최근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청약 가점 만점인 84점 당첨자까지 나왔다. 84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무주택 기간이 짧고 가족 구성원이 적은 청년층과 젊은 신혼부부 실수요자는 구조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당첨 단계에서는 가점 구조가 젊은 실수요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당첨 이후에는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기자본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세 차익 기대감은 높지만 실제 당첨 가능성은 고가점자에게, 계약 이행 가능성은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수요자에게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이어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청약 단계와 자금 조달 단계에서 이중의 진입장벽을 마주하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