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2조5763억원·영업이익률 72%, 분기 최대 기록 다시 경신HBM·서버D램·eSSD 동반 질주, 고부가 전략 성과 본격 입증현금 54조3000억원·순현금 35조원, 투자 여력까지 한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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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마저 사상 최대 실적으로 돌파했다.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뛰었다.

    시장 일각에서 거론된 영업이익 40조원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매출 50조원 돌파와 70%대 영업이익률만으로도 메모리 산업의 수익 구조가 과거와는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용 제품 중심의 전통적 메모리 사이클보다 AI향 고부가 제품과 공급 역량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23일 공시를 통해 2026년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순이익 40조345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60.2%, 전년동기보다 198.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96.2%, 전년동기 대비 405.5% 늘었고,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164.6%, 전년동기보다 39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2%, 순이익률은 77%를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창사 이래 최고치다.

    ◇고부가 제품 중심 재편, 실적으로 증명

    이번 실적의 핵심은 제품 믹스 변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졌고,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범용 메모리 중심의 물량 경쟁보다 AI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재무 체력도 더 두꺼워졌다.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말보다 19조4000억원 늘어난 5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차입금은 2조9000억원 감소한 1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현금은 35조원에 달했다. 초호황 국면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곧바로 현금창출력과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향후 대규모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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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전틱 AI가 D램 넘어 낸드까지 끌어올린다

    SK하이닉스는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대형 모델 학습에서 다양한 서비스 환경의 실시간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에이전틱 AI 시대로 갈수록 메모리 수요 기반이 HBM과 서버용 D램에 머무르지 않고 낸드 전반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메모리 효율화 기술 확산 역시 AI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이고, 다시 전체 서비스 규모 확대와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전반에서 신제품 공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HBM은 성능, 수율, 품질, 공급 안정성을 아우르는 실행 역량을 강화하고 연내 6세대 HBM4 대량 양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D램은 세계 최초 10나노급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같은 공정 기반으로 이달 양산을 시작한 192GB SOCAMM2 공급을 확대한다. 

    낸드는 CTF 기반 321단 QLC 기술을 적용한 cSSD ‘PQC21’ 공급을 시작했고, eSSD 전 영역에서 TLC와 QLC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대용량 QLC eSSD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공급역량 전쟁 본격화… M15X·용인·EUV가 다음 승부처

    회사는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AI 시대에는 단순 증설보다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라는 의미다. 이에 올해 투자 규모는 M15X 램프업과 용인 클러스터 중심의 인프라 준비, EUV(극자외선) 등 핵심 장비 확보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적 호조를 단기 사이클로 보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과거 메모리 산업이 스마트폰과 PC 수요에 따라 급등락하는 전형적 경기민감 업종이었다면, 지금은 AI 인프라 투자와 장기 수요 가시성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전략적으로 확충하겠다”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