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메타 6GW·1000억달러 계약 … 멀티 벤더로 엔비디아 의존도 분산HBM4 3파전 본격화 … 삼성 13Gbps·SK 수율 앞세워 주도권 경쟁엔비디아 4분기 681억달러 '또 최대' … HBM4 수요 체력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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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AMD가 메타와 6기가와트(GW), 1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태계가 본격적인 다변화 국면에 들어섰다. 빅테크 기업들이 특정 GPU 업체 의존도를 낮추는 '멀티 벤더'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엔비디아 천하의 균열'로 단정하기보다는 HBM 수요 저변 확대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고객 다변화에 따른 실적 안정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26일 업계에 따르면 AMD는 메타와 5년간 6GW 규모 AI 가속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월가에서는 계약 규모를 1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한다.메타는 앞서 엔비디아와도 대형 GPU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AMD 계약까지 더해지면서 메타는 복수의 칩 공급사를 확보하는 멀티 벤더 전략을 공식화했다. 복수의 칩 공급사를 확보하는 멀티 벤더 전략을 통해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이는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가격 협상력 확보 차원의 전략으로 읽힌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특정 업체 의존도가 높을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메타는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엔비디아와 AMD를 병행하는 구조를 통해 리스크 분산에 나섰다.특히 AMD가 하반기 출시할 차세대 AI 가속기 MI450에는 HBM4가 12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HBM4 수요는 사실상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 중심으로 형성돼 왔지만 AMD까지 가세할 경우 수요 기반은 한층 넓어진다. 업계에서는 HBM4 시장이 엔비디아를 넘어 AMD, 나아가 주요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다. 고객이 다변화될수록 특정 GPU 업체의 발주 변동에 따른 실적 출렁임은 완화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섰고,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HBM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수요처가 엔비디아에 집중돼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 AMD와 빅테크로 확산될 경우 두 회사 모두 수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는 또 한 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회계연도 4분기(작년 11월~올해 1월) 매출은 68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662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 가운데 623억달러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62달러로 예상치(1.53달러)를 상회했다. 연간 매출도 2159억달러로 65% 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AI 가속기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HBM 수요의 기초 체력은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현 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780억달러를 제시했다. 중국 매출은 추정치에서 제외됐음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이 추론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차세대 '베라 루빈'이 지배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삼성, SK는 고객 다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 출하를 공식화했다.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동작 속도 11.7Gbps를 확보했고, 최대 13Gbps 구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8Gbps)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단일 스택 기준 최대 3.3TB/s 대역폭을 구현하며 성능 경쟁에서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MD HBM4 품질 테스트를 가장 먼저 통과한 점에도 주목한다.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입증한 양산 능력과 안정적인 수율을 앞세워 HBM4 주도권 수성에 나섰다. 엔비디아 HBM4 물량 가운데 약 3분의 2를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1b 공정 기반의 HBM4를 통해 안정성과 생산 효율을 강조하는 전략이다.업계에선 '엔비디아 천하'에 균열이 생겼다기보다는 AI 가속기 공급망이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이 시장 성장을 입증하는 가운데, AMD와 메타의 대형 계약은 수요 확산 신호로 읽힌다. 실제 올해 HBM 시장은 530억달러, 내년에는 800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HBM4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객 다변화를 기반으로 실적 변동성을 낮추며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4는 기술 난도가 높지만 이미 양산 준비와 고객 인증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며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이 동시에 수요를 키우는 국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물량 대응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며 결국 승부는 속도와 수율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