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엔솔 등 2차전지주 대거 순매수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도 집중 매수삼전·SK하닉 팔고 SK스퀘어·LG이노텍 담아 미국 장기채·나스닥 성장 ETF까지 순매수 상위
  • ▲ ⓒ한국거래소. 코스피 연기금 순매수 상위종목(4/1~4/29).
    ▲ ⓒ한국거래소. 코스피 연기금 순매수 상위종목(4/1~4/29).
    4월 연기금 순매수 흐름은 2차전지 반등주와 조선·기계·방산 등 경기민감주를 동시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지수 대형주를 기계적으로 사들인 것이 아니라, 업황 회복 기대가 있는 업종과 정책·금리·해외 성장 테마를 섞어 담은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 순매수 상위권에는 2차전지 관련주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SDI로 2394억93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1342억600만원, 엘앤에프 907억9100만원, POSCO홀딩스 508억6500만원까지 포함하면 2차전지 관련 순매수 규모는 5000억원이 넘는다.

    이는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와 업황 회복 기대가 동시에 반영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셀뿐 아니라 소재와 밸류체인 전반에 다시 관심이 붙고 있다는 해석이다.

    조선·해양·엔진 관련주도 대거 사들였다. HD현대중공업 2144억1700만원, 삼성중공업 717억6100만원, HD현대마린솔루션 648억600만원, HD한국조선해양 639억2200만원, 한화엔진 515억7700만원을 합치면 조선·해양·엔진 관련 순매수 규모는 4664억83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 4월에 가장 강하게 담은 업종은 사실상 배터리와 조선"이라며 "배터리는 낙폭 과대와 업황 회복 기대, 조선은 수주잔고와 선가, 해양플랜트, 엔진 수요 등 구조적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기계·방산 등 경기민감주도 비중을 확대했다. DL이앤씨 1426억3100만원, 현대로템 640억9600만원, HD건설기계 594억4200만원, 두산 566억8400만원 등 건설·기계·방산 성격의 종목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연기금이 단순 방어주보다 인프라·방산·기계·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에도 자금을 넣었다는 의미다. 특히 DL이앤씨가 순매수 5위에 오른 점은 건설주 안에서도 선별 매수가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직접투자보다 SK스퀘어와 LG이노텍을 선택한 점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432억원, 183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대신 SK스퀘어 1627억1000만원, LG이노텍 1458억5000만원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투자회사 성격을 갖고 있고, LG이노텍은 애플 밸류체인과 전장·부품 기대를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종목이다. 연기금이 4월에는 반도체 대형주를 추격하기보다 차익실현에 나서고, IT·전기전자 업종 안에서는 우회 종목과 부품주를 선별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ETF 매매동향에서는 순매수 상위권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890억8600만원, KoAct 미국나스닥성장기업액티브 683억5400만원이 상위권에 포진됐다.

    미국 장기채 ETF는 금리 하락 또는 안전자산 성격의 방어 포지션으로 해석할 수 있고, 나스닥 성장기업 ETF는 해외 성장주 노출을 의미한다. 즉 연기금은 국내에서는 2차전지·조선·기계 등 경기민감 업종을 담으면서도, ETF를 통해서는 미국 장기채와 성장주를 함께 가져가는 바벨 전략이 돋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와 조선 비중이 절반을 넘는 만큼, 연기금은 4월에 낙폭 과대 성장주와 실적 가시성이 높은 경기민감주를 동시에 사들인 셈"이라며 "반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장주가 빠진 점은 4월 연기금 매수가 단순 지수 추종보다는 업종별 순환매와 저평가·회복 테마를 노린 선별 매수에 가까웠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