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서 불거진 때아닌 '아파트 대신 빌라' 논쟁공공임대 이어 또 수요 없는 공급 … 시장 "근본 해결 아냐"낮은 환금성·전세사기 탓 기피 … 거래량 15.7% 뚝 떨어져규제 묶여 강제 경매行 부지기수 … 지난해 인허가 3.3% 불과
  • ▲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전경. ⓒ뉴데일리DB
    주택 공급난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빌라 논쟁'에 불이 붙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지역 민주당 구청장 후보 간담회에서 전·월세 문제 해결책으로 빌라 공급을 언급하자 해당 방안의 실효성을 두고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공공임대와 같은 '수요 없는 공급'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빌라 경우 아파트 대비 낮은 환금성과 전세사기 사태 여파로 인한 기피 현상 등으로 실수요자 선호도가 낮아 근본적인 전·월세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립·다세대주택 등 빌라 시장은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낮은 주거 질과 환금성, 전세사기 우려 등으로 실수요 상당수가 아파트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지표만 봐도 얼어붙은 빌라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3월 주택통계'를 보면 1~3월 누적 비아파트 거래량은 4만246건으로 최근 5년간 동기  평균보다 15.7% 줄었다.

    직전년보다는 21.6% 늘었지만 이는 2025년 상반기 비아파트 시장이 바닥 수준으로 가라앉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관악구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빌라 전세 매물을 찾는 예비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아니다"며 "최근 몇년간 아파트와 빌라 가격차가 걷잡을 수 없어 벌어졌고 그런 와중에 전세사기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빌라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도 대부분 아파트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모두가 아파트를 원하는 상황에서 빌라 공급을 늘린다고 해법이 될 지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수 빌라 매물들이 경매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법원 경매정보 통계를 보면 고금리와 대출규제, 전세사기, 임대사업자 보증 축소 등 악재가 겹치며 빌라를 포함한 비아파트 경매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가 1만2426건으로 19년4개월만에 최대치를 찍은 가운데 이중 비아파트가 8973건으로 전체의 72.2%를 차지했다.

    신규 공급도 꾸준히 감소해 무의미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가통계포털(KOSIS) 주택건설 인허가실적을 보면 지난해 인허가를 받은 37만9834가구 가운데 연립과 다세대주택 등 빌라는 1만2706가구로 전체의 3.3%에 불과했다.

    2021년 전체 인허가 53만5971가구 가운데 6만3574가구(11.9%)가 빌라였음을 감안하면 4년여만에 공급 비중이 3분의 1 수준으로 위축된 셈이다.

    A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축 빌라 수요가 상당했고 그만큼 건설사업에 뛰어는 건설업체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대출 및 임대사업자 규제와 전세사기 등이 겹치며 수요가 바닥을 쳤고 설상가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재값과 공사비까지 폭등하면서 건설업체들의 빌라 사업이 사실상 멈춰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아파트 위주 공급이 시장 내 '미스매칭'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정부는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명목 아래 전국 각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왔지만 열악한 정주환경와 낮은 주거품질 등 문제 탓에 지난해 6월 기준 4만9230가구가 공가로 남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이나 임대사업제 규제 완화 등 수요 진작책이 선행되지 않으면 건설업체들도 빌라 건설에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고 공급이 따라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병행해야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