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골드만·모건스탠리, 코스피 전망치 9000~10000까지 상향외국인 올해 코스피서 약 99조원 순매도 … 작년 한해 11배 규모2008년 금융위기 직전 외국인 50조 순매도, 폭락장 초입 우려 확산고유가·금리·환율·삼성전자 총파업 등 악재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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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급격한 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잇따라 코스피 전망치를 1000포인트까지 올려 잡고 있다. 반면 정작 외국인 투자자들은 100조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전망과 수급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만큼 조만간 대폭락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대폭락 직전에도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IB들은 코스피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최근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치를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10000으로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와 약세장 시나리오에서도 각각 9000과 6000을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코스피 전망치를 9000으로 내놨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9500으로 제시했다.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10000 돌파도 가능하다고 봤다. 모건스탠리는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에너지안보·방산·재건·자동차 및 로봇 등 산업 사이클이 다년간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계 IB들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약 99조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인 약 9조원과 비교하면 불과 4개월여 만에 지난해의 11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기록한 약 44조원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지난 15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6조317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당시 코스피는 장 초반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급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6.12% 하락한 7493.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외국인이 1조원 가량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리고 있다. 장초반 7100선까지 하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 7일에도 8조원 이상을 팔아치웠고, 8일 6조1000억원, 12일 6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역대급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에도 코스피가 8000선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온 배경으로 국내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를 꼽는다. 특히 연기금과 퇴직연금 등 장기성 자금 유입이 외국인 매도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개인형퇴직연금(IRP), DC형 퇴직연금 등을 중심으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흐름이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ETF 출시 경쟁과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 이후 퇴직연금 자금의 ETF 유입 확대도 증시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가 지나치게 크고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시장 안팎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단기 차익실현으로 보는 시각과 통화정책·환율 등 구조적 변수에 따른 이탈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중론을 펴는 쪽에서는 매도 규모와 속도, 금리 방향에 주목한다. 과거 외국인 차익실현 국면과 비교해 매도 강도가 지나치게 크고, 이달 들어 매도 속도도 빨라진 만큼 단순 리밸런싱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 때와 2008년 금융위기 전조 국면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폭락장 초입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당시 지난 2020년 1월부터 3월18일까지 외국인들은 12조원 이상을 팔아치웠고, 이후 증시는 폭락장을 맞았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07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1년간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만 50조원 넘게 순매도한 바 있다. 당시에도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세에도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미국발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가 덮치면서 한국 증시도 결국 폭락했다. 위기 직전 나타난 주요 신호 중 하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였다는 점에서 현재 흐름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 주요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장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예상보다 높은 물가지표, 유가 상승 등이 차익실현 명분으로 작용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면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주가 하락과 삼성전자 노조 파업 이슈 등이 동시에 부각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노조 사태가 주식시장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1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총파업 이슈도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노이즈를 주입시킬 수 있기에, 관련 뉴스플로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합의 실패 시, 21일부터 총 파업 예정, 정부는 파업 현실화될 경우, 이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긴급 조정권 발동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해당 사안을 둘러싼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태"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 상당수는 외국인의 매도 행진을 연초 이후 코스피 급등에 따른 비중 조절 성격으로 해석한다. 코스피가 빠르게 오르면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내 한국 비중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 리밸런싱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펀드는 특정 국가 비중이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기계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기업 이익 추정치 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의 중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