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사후조정 19일 재개 … 중노위, 성과급 절충안 마련파업 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 … "국민 공감대 없는 파업"지선 앞두고 정부 책임론 확산 … "파업 시 코스피 하락도 부담"
  •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뉴시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뉴시스
    최대 100조원 규모의 국가적 경제 손실이 우려되는 삼성전자 총파업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19일 열리는 마지막 사후조정 회의가 결렬될 경우 노조의 손발을 묶는 강력한 법적 칼날인 '긴급조정권'을 빼들지 관심이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 충격과 민심 이반을 막아야 하는 당정으로선 공권력 개입을 포함한 모든 강제 중단 카드를 유력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는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회의는 노조가 오는 21일로 예고한 대규모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공식 대화 창구로 평가된다.

    이번 2차 회의에선 중노위원장이 직접 조정위원으로 참석하는 만큼 중노위가 단순 조정 역할을 넘어 구체적인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중노위는 노사 분쟁을 독립적으로 조정·판정하는 준사법적 성격을 지니지만, 행정부 소속 국가기관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13일 진행된 1차 사후조정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별다른 성과 없이 회의를 마쳤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기존 성과급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영업이익 최대 10%를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안팎에선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 수출 감소 등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가 핵심 산업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노위 조정이 최종 결렬될 경우 정부가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관계법상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그 우려가 큰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 긴급조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30일간 파업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면 불법 쟁의행위로 간주된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국가 경제와 산업에 중대한 위해가 우려되는 경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자리엔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배석했다. 

    정부가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엔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노란봉투법 시행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깔려있다. 우선 정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세제·전력·인프라 지원을 총동원해 왔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사이클에 탑승한 삼성전자 직원들이 국내 경제를 볼모로 삼으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좇는 행위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 여럿 제기돼 왔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급여가 1억58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사측이 최근 제시한 성과급 조건 역시 타 업종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노조개정안 2·3조(노란봉투법)를 시행한 당정의 책임론이 확산하는 점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이번에 예고된 파업이 노란봉투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사측의 파업 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제한해 노조의 교섭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코스피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동력이란 점도 삼성전자의 파업을 막는 주원인이란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 정서와 코스피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로서도 파업을 막는 게 유리하단 계산이 서 있을 것"이라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