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장 선출방식 1110명 간선제서 187만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 수용강호동 “금권선거·정치화 우려 … 선거 공영제 보완 필요”외부 감사위엔 “중복 규제·운영비 증가로 자율성 훼손 우려”농협,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93조·포용금융 15조 지원 계획 공개
  •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연합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연합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인 중앙회장 직선제를 전격 수용했다. 다만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는 "중복 규제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농협 개혁 논의가 절충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강 회장은 21일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보다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조합원 직선제는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직선제는 기존 1110여명 조합장이 간선 방식으로 선출하던 구조를 바꿔 약 187만명 조합원이 직접 중앙회장을 뽑도록 하는 내용이다. 농협 내부에서는 대표성 강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지역 갈등과 금권선거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강 회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며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결국 조합원 지원 재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거 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가 함께 추진 중인 외부 감사위원회 설치에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감사위 신설에 따른 중복 규제와 인력·운영비 증가로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고 학계·농민단체·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통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대신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카드를 내세웠다. 강 회장은 임원 추천 공정성 강화와 내부통제 개선 등을 포함한 농협개혁위원회 권고안 13개 혁신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 확대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농협은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93조원, 포용적 금융 15조원을 지원하고 보급형 스마트팜 지원 규모를 기존 1600개소에서 200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 계절근로자 1만 5000명 공급과 농촌 인력 중개 등을 통해 총 260만명 규모 농촌 인력을 지원하고,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1조원 규모 무이자 자금과 50억원 예산도 편성하기로 했다.

    당초 농협 내부에서는 정부 개혁안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강했다.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은 전날 '농협 자율성 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응 입장 발표를 검토했지만 내부 이견으로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 등에서 농협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농협 지도부도 공개 입장 표명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직선제 수용에는 환영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감사위 설치 필요성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감사위 설치는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정부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하반기 국회에서 최대한 신속히 입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