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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부족과 전세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고액 월세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강남권 고가 단지 중심으로 형성됐던 월세 200만~300만원대 계약은 최근 서울 외곽 신축 단지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로 매매 진입까지 어려워지면서 전세 대기 수요가 월세시장으로 밀려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6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신규 계약 4만6480건 가운데 월세 200만원 이상 계약은 5279건으로, 이는 전체 신규 계약의 11.4% 수준이다. 월세 300만원 이상 계약도 2343건으로 5.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신규 계약 5만9854건 중 월세 200만원 이상 계약은 4868건으로 8.1%였다. 1년 사이 비중이 3.3%포인트(p) 오른 셈이다. 월세 300만원 이상 계약 비중도 3.4%에서 5.0%로 높아졌다.
고액 월세는 강남권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강북 14개구의 월세 200만원 이상 계약 비중은 지난해 7.0%에서 올해 10.1%로 올랐으며, 월세 300만원 이상 비중도 2.5%에서 4.0%로 확대됐다. 고액 월세가 일부 초고가 단지의 특수한 계약이 아닌 서울 임대차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월세 300만원대 계약이 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노도강 지역에서 월세 300만원 이상 신규 계약은 없었지만 올해는 5건이 신고됐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이달 9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10만원으로 계약됐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4㎡도 지난 3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임대차 시장의 무게중심도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전세 비중은 지난해 54.4%에서 올해 46.0%로 줄었다. 반면 월세 비중은 54.0%로 올라 전세를 앞질렀다. 전세 물건이 줄어든 상황에서 보증금 마련 부담이 커지자 세입자들이 월세나 반전세 계약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전체 주택으로 범위를 넓혀도 월세화 흐름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70.5%로 집계됐다. 서울 임대차 계약 10건 중 7건이 월세라는 의미다.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50.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6%보다 8.2%p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와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월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셋값은 오르는데 매매 갈아타기까지 어려워지자 실수요자들이 월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장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초기 보증금 부담이 낮은 월세 계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임대차 시장은 전세 부족, 전셋값 상승, 대출 규제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고액 월세가 강남권을 넘어 외곽 신축 단지로 확산되면 중산층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