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26일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현장.ⓒ서성진 기자
최근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장 붕괴 사고를 두고 대한토목학회가 "현장 실수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인재"라며 노후 인프라 해체공사 제도 전반의 개선을 촉구했다. 학회는 해체설계와 감리, 공사비 산정 체계가 모두 미비한 상태에서 위험한 철거 작업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토목학회는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제도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서소문 사고와 같은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학회는 특히 교량과 같은 토목 구조물 철거 과정에서 사전에 구조 안정성을 검토하는 '해체설계'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점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건축물 해체공사와 달리 토목 구조물은 구조 특성과 하중 변화가 복잡하지만 관련 기준과 전용 지침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교량 철거를 위한 별도 기술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철거 공사비 산정 체계도 문제로 지목됐다. 학회는 현재 해체공사에 적용되는 표준품셈과 적정 공사비 기준이 미흡해 저가 수주 구조가 굳어졌고 이 과정에서 현장 안전 절차가 축소·생략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감리 체계 역시 사각지대로 꼽혔다. 현재 토목 구조물 해체 현장은 전담 감리 기준 없이 일반 신축공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학회는 "노후 교량 철거는 신축과 전혀 다른 위험성을 가진 작업인데도 관리 체계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토목학회는 재발 방지를 위해 ▲토목 구조물 해체설계 의무화 및 법제화 ▲고위험 해체공사 적정 공사비 보장 기준 마련 ▲토목 해체 전담 감리 자격 신설 ▲붕괴 징후 발견 시 원격점검 우선 의무화 ▲안전점검 참여 민간 전문가 보호체계 구축 등 5가지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한승헌 대한토목학회 회장은 "전국에 유사한 노후 교량이 수천 개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인프라 해체공사 안전 제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