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타는 생활형 플래그십으로 진화한 그랜저80㎞ 이하 도심 주행서 하이브리드 정숙성·세단 승차감 부각플레오스커넥트·스마트 비전 루프 적용, 실내 체류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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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8일 더 뉴그랜저 캘리그라피 에디션을 타고 왕복 약 120㎞ 구간을 주행했다.ⓒ김서연 기자
에쿠스, 체어맨과 함께 그랜저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급진적인 성장기를 동행한 국산 고급 세단의 상징이었다. 에쿠스와 체어맨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동안 그랜저는 고급 자가용 수요를 더 넓게 흡수하며 40년 간 자리를 지켜왔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고급 세단의 이미지는 다소 희미해졌지만 더 많은 소비자가 닿을 수 있는 현대차의 생활형 플래그십으로 변화하며 변화하며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실용적인 SUV, 고성능 N브랜드와 같이 뾰족한 장점을 앞세운 차들이 주목받는 요즘, ‘더 뉴 그랜저’는 담백하게 질리지 않는 ‘6각형’의 매력을 보여준다. 세단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에 널찍한 실내, 저속과 도심 주행에서의 안정적인 주행감으로 그랜저다운 안락함을 드러낸다. - 지난 28일 더 뉴그랜저 캘리그라피 에디션을 타고 울 강동구 더리버몰에서 강원 춘천시 남면 플로팅플로우까지 왕복 약 120㎞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 구간은 일반도로 5.3㎞, 고속도로 45.5㎞, 와인딩 구간 5㎞ 등으로 구성된 시승 코스를 달리며 더 뉴 그랜저의 승차감과 주행감을 두루 확인할 수 있었다.시속 80㎞ 이하의 도심 주행에서는 하이브리드 정숙성과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가속과 제동은 매끄러웠고 차체 움직임도 차분했다. 패밀리카답게 운전의 재미보다 편안한 이동감에 초점을 맞춘 차라는 인상이 강했다.다만 110㎞ 이상의 고속에서는 승차감이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불규칙한 노면에서 차체 움직임을 줄이려다 보니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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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뉴 그랜저 캘리그라피 에디션 실내.ⓒ김서연 기자
더 뉴 그랜저의 진가는 실내에 있었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어 기존 선루프를 열었을때 직사광선이 그대로 쏟아지는 불편함 없이 탁 트인 개방감을 줬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루프를 밝게 열자 실내 분위기는 한층 산뜻해졌다. 단순한 채광 기능을 넘어 차 안에 머무는 시간을 더 즐겁게 만드는 인테리어 요소처럼 느껴졌다.전동식 에어벤트와 통풍 시트도 실내의 쾌적함을 한층 끌어올리는 요소였다. 전동식 에어벤트는 돌출된 조작부를 없애 깔끔한 인상을 줬고, 화면을 통해 풍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바람도 특정 부위에 직접 꽂히기보다 실내에 부드럽게 퍼지는 쪽에 가까웠다. 통풍 시트는 에어컨만으로는 쉽게 가시지 않는 등과 허벅지 주변의 답답함을 덜어냈다. 실내 전체의 온도를 낮추지 않아도 시원했다.가장 기대됐던 부분은 플레오스 커넥트였다. 더 뉴 그랜저는 현대차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처음 적용한 모델이다. 17인치의 널찍한 중앙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차량 설정 화면을 시원하게 펼쳐 보여줬다. 화면이 커진 만큼 조작할 수 있는 기능도 많아졌고, 전용 앱마켓을 통해 차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늘어났다. 화면 구성은 직관적이었지만 기능이 많아진 만큼 처음 접하는 운전자에게는 다소 복잡했다.글레오 AI와 직접 대화해보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창문을 내리거나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어 편리했다. 이전 세대 인포테인먼트보다 음성을 인식하는 수준도 확연히 개선된 느낌이었다. 단순히 목적지를 찾거나 추천해주는 수준을 넘어 장소 후기나 주변 정보까지 찾아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조수석에서는 음성 인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일부 명령은 다시 말해야 했다. 기능의 방향성은 분명했지만 완성도는 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었다.더 뉴 그랜저는 슴슴한 평양냉면 같은 매력을 지닌 차였다. 짜릿한 가속감이나 날카로운 조향 감각으로 운전자를 자극하는 차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부담 없이 타기 좋은 주행감과 가족이 함께 머물기 좋은 넓은 실내를 즐거움으로 채웠다. 시대마다 고급차의 의미가 달라져도 그랜저는 가장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안락함을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조정해왔다. 그랜저가 40년간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